[기자의 눈] 예고된 中企인력공백
상태바
[기자의 눈] 예고된 中企인력공백
  • 운영자
  • 승인 2003.11.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이 없어서 공장 문을 닫는다는 의미를 이제야 실감하네요. 인력을 구하기 쉬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서울경제]2003-11-5

경기 시화공단에서 텐트 부자재를 만드는 제조업체의 K 사장은 최근 정부의 불법체류 외국인 단속방침이 전해지면서 인력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전체 24명의 생산직원 중 11명이 외국인이고 이중 산업연수생이 4명, 나머지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인 이 공장에서는 당장 7명의 인력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방글라데시ㆍ파키스탄 출신인 불법체류 노동자들은 대부분 한국에 온 지 이미 4년이 지났기 때문에 오는 15일까지 무조건 출국해야 하는 실정이다.

인력공백을 막기 위해 전단지를 돌리고 지역신문에 구인공고를 냈지만 응모해온 사람은 전무했다. 그나마 주변지역에서 인력공백을 메워왔던 아줌마 부대들도 임금과 여건이 보다 나은 전자업체 등으로 몰려 이 회사에는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싼 임금에도 불구하고 험한 일을 꺼리지 않는 외국인들 때문에 그나마 버텨왔는데 더 이상은 한계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K 사장은 당장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15일 이후의 본격 단속에 대비해 한달 정도 쉬고 다시 오라고 말했다.

K 사장은 한때 자신신고까지 검토했으나 국내 근로자와 임금조건을 동일하게 부여해야 한다는 조건을 알고 포기했다. 기껏해야 마진율 10%대인 이공장에서 임금부담이 한꺼번에 30% 이상 늘어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또이 경우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산업연수생보다 많은 임금을 줘야 하는 역차별 문제도 신경이 쓰였다.

자신신고하지 않을 경우 또 2,0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K 사장은 이 때문에 합법화 시점인 15일이 다가올수록 더욱 밤잠을 설치고 있다.

"해법을 만들어주고 정책을 펼쳐야 할 것 아닙니까. 당장에 고용허가제가실시되는 내년 8월까지는 뭘 어떻게 하라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취재현장에서 중소기업인들을 만나면 유난히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한다. 새 정부 들어 변화된 모습이다. 기업을 충실히 꾸리는 데 전념해야 할그들이 전혀 관계없는 정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정책에 불만이 많고 기대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온종훈 기자<성장기업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