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의 집 대표 김해성 목사
[한겨레] 2003-11-20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김해성(44·외국인노동자의 집/중국동포의 집 대표) 목사는 요즘 피가 마른다. 정부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출국 방침을 세워 단속에 나서자 곳곳에서 이를 비관한 자살이 잇따르고 단식과 농성으로 밤을 지새우는 노동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달리는 전동차에 뛰어들어 목과 팔이 잘려 숨진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의 주검을 접합하면서 피눈물을 흘렸다”는 김 목사는 “그의 고국에서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 조차 없다”며 흥분했다.
그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이른바 ‘강력방침’은 벌써 17번째”라며 “불법체류자를 줄이고 기업도 살 수 있는 충분한 해법이 있는데도 당국자들이 탁상공론만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김 목사는 “더이상 외국인 노동자들의 코리안 드림을 무너뜨리지 않고 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을 없애기 위해선 불법체류자들을 모두 사면(합법화)하고 자진출국하게 한 뒤, 내년 8월 실시 예정인 고용허가제 때 우선고용하는 형태로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과 같은 단속이 계속되면 정부의 불법체류 노동자 해결을 위한 정책은 인권탄압과 반발외교라는 엄청난 벽에 부닥쳐 ‘노동 후진국’ ‘인권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목사는 이런 자신의 주장을 담은 탄원과 진정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물론 통일외교통상위원회, 법무·노동장관 등을 찾아다니며 전달했지만, 그들마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의식에 갇혀 무조건 단속이란 ‘악수’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합법화는 곧 대한민국이 새로운 인권국가로 태어나는 선언적 의미를 갖는 것은 물론, 헐벗고 굶주린 가족과 고국을 위해 몸부림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인륜을 베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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