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와 강원도 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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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와 강원도 감영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2.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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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우의 수필세계 237

[서울=동북아신문]  원주(原州)는 여러 가지로 강원도(江原道) 제일의 도시이다.

   인구도 31만 명으로 제1위이고, 국보 3점을 비롯한 각종 문화재들도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이다. 지역적으로도 한국 중부지역의 중심에 있어 철도와 도로 등 교통도 사방팔방으로 통달해서 매우 좋다. 조선시대에는 평저선 200여척이나 소속된 흥원창(興原倉)이 있어 남한강과 섬강을 따라 여라 물품 수송이 번창했던 수로(水路)를 오늘날에는 육로(陸路)로 계승한 것이다. 이런 관계로 원주는 강원도․경기도․충청북도 3개도를 통괄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중심지로 성장했다.

   대학교도 5개나 있어 교육 도시로도 제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 시대에 주군(州郡)에서 가장 많은 과거 합격자를 배출한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진작부터 군사 요새지였으니, 오늘날 제1군사령부가 자리잡고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각종 문화도 찬란하게 꽃을 피워 국보와 보물 등 많은 문화재와 유적들이 지역마다 남아 있다. 천년이 넘는 큰 사찰들을 비롯해 100여개의 절과 암자들이 산자락마다 있고,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제향(祭享)하고 풍년과 소망을 기원하는 터전들이 곳곳에 있어 신앙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치악산 산신제는 국가에서 향과 초[香,燭]를 보내 지내기도 하는 제향으로 600년이나 이어져 오고, 지금은 문화제(文化祭)로 행사하고 있다.

   삼한시대에 마한(馬韓)에 속했던 원주는 고구려 때(469)는 평원군이었고, 신라 때(757)에 직할시격인 북원경이 되었다가 도호부, 원주목이 되었다. 조선 태조 4년(1395)에 강원도 관찰부가 설치되어 고종 33년(1896)에 도청이 춘천으로 옮겨질 때까지 500년 동안 원주는 강원도의 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단단히 하였다.

▲ 강원감영 선화당

   지금 원주에는 강원감영(江原監營) 건물이 일부 남아 있다. 감영은 원주 시내 중심가에 있어서, 언제나 드나들 수 있다. 관문(關門)인 2층의 포정루(布政樓)를 지나면, 선화당(宣化堂)이 바로 눈에 들어온다. 선화당 뒤 정원에는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특이한 모양을 지닌 채 고고히 서 있다. 감영 지역은 밤낮으로 관람하고 휴식할 수 있어 시민들의 작은 공원이 되고, 문화와 예술의 전시와 행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선화당은 관찰사가 집무하던 곳이니 지금의 도청 본관인 셈이다. 전면 7칸에 측면 4칸인데 팔각지붕에 겹처마 익공계(翼工系) 양식이다. 안쪽에는 내진주(內陣柱)를 세워 한 칸의 퇴간(退間)을 두었다. 서쪽 절반쯤은 벽 없이 널따랗게 나무 마루를 깔았다. 금방이라도 여기서 회의하는 수령 방백들의 말소리가 들려 올 것만 같다. 동쪽에는 내아(內衙) 건물이 있다. 사적 439호이고 건물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호이다. 선화당 현판(懸板)은 원주 출신인 최규하(崔圭夏) 대통령의 글씨이다.

   중삼문과 내삼문, 행각이 복원되었는데, 행각은 강원감영 사료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감영의 역사, 감영 근무자의 조직, 감사의 임무 등이 설명이, 2000년에 발굴된 여러 유물 유품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원래의 선화당은 임진왜란 때 불타 버렸고, 지금의 건물은 현종(顯宗) 원년(1660)에 포정루와 함께 재건한 것인데 비교적 잘 보존하고 있다. 조선 8도의 감영 중에는 건물들의 원형이 가장 잘 남아 있고 그 구조와 유구들까지 살필 수 있어 관아 연구에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선화당 북쪽에는 연못과 섬이 있고, 주변에는 여러 채의 누각이 있었다고 한다. 작약과 장미에 복숭아꽃이 붉고 수양버들이 봄빛에 푸른데 제비와 꾀꼬리가 넘나들었다니, 많은 시인 묵객들이 그 풍치를 시문(詩文)에 담아 남긴 것도 당연한 일이다.

   동서남북으로 4대문까지 갖춘 강원감영은 모두 50여개의 건물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상상만으로도 그 번창했음을 쉽게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이 시가지로 변해서 500년 감영의 영화가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도 강원도 제일의 도시로 발전한 원주이다. 이 어찌 500년 영화가 밑거름이 되지 않았겠는가.

   원주(原州)에 가면 강원감영을 찾으라. 그러면 강원도의 역사(歷史)와 전통(傳統)을 보리라. 그리고 거기서 원주와 강원도의 미래를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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