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 금아 선생님의 묘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 있다. 구리에서 춘천으로 가는 큰길가 오른쪽에 있는 모란공원은 먼저 모란미술관이 나온다.
커다란 모란미술관 입간판이 서 있는 곳의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미술관 뒤에 바로 공원이 나온다.
공원묘지로 들어서서 왼쪽 끝으로 가면 〈琴兒 皮千得 선생님 묘소〉라 새긴 세로 돌기둥이 나온다. 이 길로 한 계단을 올라가면 왼쪽 묘역에 선생님의 묘가 있다. 둘째 아들인 피수영 교수가 동행하였지만, 설명만 듣고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묘는 좌측에서 세 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봉분은 직사각형으로 2단의 화강암 기단 위에 벽을 세우고, 다시 그 위에 직사각형의 처마를 올린 뒤, 그 안 위쪽에만 봉긋하게 잔디를 덮은 모양이다.
봉분 앞에 묘비가 서 있는데, 화강암 대석 위에 가로로 긴 사각 오석을 세우고 “皮公千得之墓”라 하얗게 새겼다. 왼쪽에는 한자로 “1910년 5월 29일생 / 2007년 5월 25일 졸”이 세로 두 줄로 새겨져 있고, 그 밑에 “예술인-10”이라 번호가 들어 있다.
뒷면에는 “아들 세영, 며느리 변미야, 손 요한․요섭 / 수영 홍영선, 윤범․윤성 / 딸 서영, 사위 Roman Jackiw, 외손 Stefan"이 가로 석 줄로 새겨져 있다. 묘비 좌우에는 화강암 꽃병 하나씩을 놓았다.
봉분이 바로 우측에 〈琴兒詩碑〉가 서 있다. 화강암 대석 위에 가로 120㎝, 세로 70㎝의 사각 오석이다. 2008년 5월 25일에 서울대 제자 90명이 자진 협찬하여 1주기 추모식을 하며 제막한 것이다.
시비의 앞쪽에는 선생님의 시 「너」가 하얀 글씨로 새겨져 있다. 생전에 가장 좋아하시던 시라며 아들 피수영 교수가 골랐다고 한다. 비제(碑題)는 둘째며느리 홍영선 씨가 쓰고, 시 부분은 서예가 조주연 씨가 썼다.
묘 뒤쪽은 얕은 둔덕을 따라 좌우로 길게 키높이의 작은 나무들이 울타리처럼 둘러서 있다.
모란미술관 건물 앞 정원에는 금아 선생님의 앉아 있는 모습의 동상이 있다. 207년 5월 29일에 영결식에 맞춰 세운 것이다. 이와 똑같은 동상이 2008년 6월 5일에 개관한 잠실 롯데월드의 《금아 피천득 기념관》에도 세워 놓았다.
선생님이 앉아 계신 화강암 돌 옆에 앉아 선생님과 함께 사진을 찍으니 몇 년 전에 옆에 앉아 함께 기념사진을 찍던 생각이 떠올라 눈시울이 시큰했다. 걸어나오다 다시 뒤돌아 동상을 바라보니 선생님은 여전히 바라보며 웃고 앉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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