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 르포]서울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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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호 르포]서울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1.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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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새벽 네 시다. 밤새껏 거리를 비추던 가로등은 슴벅이며 혼곤히 졸고 있다. 유흥가 나 상가들의 오색 명멸하는 네온등들은 지치여 생기 잃은 빛을 간신히 발산하고  있다. 조락하는 오동 나무, 포플라 나무 가로수 잎  사귀는 소리 없이 길가에 떨어 지며 마가을이 왔음을 암시 하고 있다. 싸늘한 기운이 명암이 엇갈린  골목 마다 고요히 흐른다. 이맘 때면 거리의 인행로는 분주해 지기 시작한다. 골목에서 새길에서 하나 둘 집에서 나온 검으틱틱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첫 차를 타려는 사람들이다. 네시 반이면 버스 정류소 마다. 삼삼오오의 사람들이 모여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가 사람을 줏어 가고 또 줏어 가도 버스 정류소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서울의 수 만개 버스 정류소 마다 이러한 광경이다.각 버스 로선마다 버스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대 부분은 건설 현장으로 가는 사람들이고 소 부분은 청소,음식점으로 출근 하는 사람들이다.버스 안은 공기가 혼탁하다. 세수를 하지 않은 해 볓에 끄슨 얼굴들이 보인다. 몇일을 목욕하지 않았는지 몸에서는 가끔 악취가 풍기는 사람도 있다.  어제 밤 피곤을 달래기 위해 마신 술기가 아직 깨여 나지 않아 시큰한 술 냄새가 차 안을 진동 한다. 어떤 사람은 생 파 냄새와 생 마늘 냄새 지독하게 난다. 중국 조선족은 중국의 음식 습관대로 생 대파를 먹기 좋아 한다. 한국인은 이해 하기가 어렵겠지만 그러나 호방하고 성격이 활달한 중국 조선족에게는 결코 불미스런 것은 아니다. 생파 한 대면 소주 둬냥을 마신다.

또한 힘든 체력 노동에서 생파는 혈액 순환을 돕는 피로 회복제일 수도 있다. 가끔 모텔이나 여인숙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 가는 서울 아가씨들이 차에 오르는 것이 보인다. 외박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양복 신사들도 가끔 끼여 있다.그들은 버스에 오르면 코를 벌름거리며 얼굴을 찡그린다. 그러나 체면을 지키기 위해 가까스로 참는 모습이다. 출근하는 인력들은 대 부분 여행용 가방을 메고 창 모자를 썻다. 옷은 기본상 더러움에 잘 타지 않는 검은 색상이다. 그들의 몸에는 끓는 고혈이 흐른다. 현장에서 쌓인 피곤을 풀기 전에 이 아침에도 지친 다리를 끌며 노동 현장으로 나간다. 30대에서 60대 년령의 방대한 건설 군체이다. 버스에서 한 사람의 통화 내용을 들을수 있다. " 어제는 정말 힘들었어, 지금도 졸려,... ... 그래 잘 있어" 새벽에 통화 하는걸 보면 중국에 있는 안해인 것 같다. 그들은 오늘도 고달픈 노동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가려는 사념으로 친지들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귀여운 자식과 부모가 얼마나 생각 나랴.

어떤 젊은 부부는 결혼하고 갈라 진지 십여년이 넘는다. 피덩이 같은 아이를 부모에게 맏기고 나온 사람도 많다. 또 어떤 사람은 자녀가 공부하는 창가에 햇살 한줌 뿌려 주려고 나 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3D 노동을 마다하지 않고 멸시와 기시에도 꾹 참아 가는 사람들이다. 나의 한 후배 친구도 한국에서 이렇게 버스를 타고 출근 하였을 것이다. 그가 한국으로 오는 전날 나와 심양에서 술 좌석을 같이 하였고 2차로 커피숍에서 밤 늦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 에게 한국에 가지 말라고 권고하였다.

그러나 알려 주지 못할 딱한 사정이 있어서인지 가야 한다고 하였다. 내가 상해에 갔다가 심양에 돌아 오니 친구들이 알려 주기를 그는 한국에서 죽었다 하였다. 그것도 세집에서 죽은 뒤 열흘이 지나 발견 되였다 한다. 정말 비참하다. 주위에서 다른 사람도 이렇게 죽었다는 소식을 종종 들은 바 있다. 현장으로 가는 것은 목숨을 거는 일이다. 현장에서 사고로 죽은 사람들과 피곤이 쌓여 심장 마비, 뇌출혈,뇌혈전으로 죽은 사람이 부지기수이다. 나의 한 동창생은 한국에서 말기 암병에 걸렸다. 고향에가 죽으려고 하였으나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하였다. 링겔 주사를 달았기에 비행중 사망되면 공항측으로 부터 책임을 질까바 거부당한 것이다. 결국 몇일이 되지 않아 숨을 거두었다. 내가 아는 것만 해도 건설 현장에서 추락 사고, 감전 사고, 붕괴 사고로 죽은 사람이 많다. 물론 그들은 각자의 애환과 가치관 그리고 목적이 있어서이다. 왜서 이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을 해야 하는가 ? 너무나 단순한 물음이고 너무나 단순한 답변 이기는 하지만 정답은 없다. 앞으로 역사가 기록하고 답변함이 좋을 듯 하다. 

  가리봉, 대림, 구로, 가락동, 등 지역은 중국 조선족 동포들이 집중 거주 지역이다. 그 만큼 인력 사무소도 수백개 널려 있다. 인력 사무소 현관 마다 수십대의 봉고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버스에서 전철에서 내린 노동자들이 인력 사무소 앞에 까맣게 모여 붐빈다. 다섯시가 되면 거리가 봉고차들로  막히고 밀린다. 현장으로 가는 장관이다. 서울만 하여도 십여만의 인력이 이렇게 현장으로 나갈것이라 추산된다.저급 인력을 실은 봉고차들이 서울 거리를 빠져 나가고 나면 번짝번쩍 빛나는 자가용 승용차들이 붉은  쌍눈을 켜들고 거리에서 조수처럼 밀려 간다. 그들은 한국의 고급 인력 들이다. 한달 로임이 오 백만 이상 받는 귀족 로동자 들이다. 

  한국은 절주의 긴박감과 삶의 압박감이 사람을 지배하는 나라이다. 조금의 여유도 없는 나라이다. 한 발자국이라도 떨어 지면 천장 심연이 기다리고 있다. 이 속에서 조선족은 참고 견디여 왔다. 한국은 인력이 수요되고 조선족은 돈이 수요 되기 때문이다. 자본의 공포는 언제나 조선족의 머리우에 먹장 구름처럼 드리워 있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비장한 아침이다. 서울의 아침에 조선족의 피의 파도가 도도히 사품쳐 흐른다. 그 피의 흐름 우에 시뻘건 태양이 솟을 것이다. 서울이여, 너는 아는가, 아침은 중국 조선족 동포의 혈파(血波)의 충격에 동트고 열린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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