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란의일기 개정판'은 국제결혼이주여성과 국제결혼 한국인남성 피해자의 상반된 입장을 연극이라는 장치를 통해 만남이 이루어지는 작품이다. 공연은 오는 10월1일 오후 6시와 10월2일 오후3시 2차례에 걸쳐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와 대학로 동성고 앞거리에서 동시에 펼쳐지며 양쪽의 공연장면은 스마트폰을 통해 생중계 된다. 직접 오시는 관객에게는 국제결혼피해사례를 모은 자료집도 배포될 예정이다.
대학로 동성고 앞거리에서는 '란의일기'를 공연하고 혜화동일번지 공연장에서는 국제결혼피해남성들의 토크쇼와 짧은 단막극 ‘국제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진행된다. 이들이 토크쇼를 진행하는 동안 공연장 대형스크린에는 동성고 앞거리에서 진행중인 '란의일기' 장면이 실시간으로 상영된다. 공연장 관객들은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공연을 관람하며 실시간으로 사회자에게 질문을 보낼 수 있으며 사회자 또한 스마트폰과 웹(www.undergroundartchannel.net)을 통해 받은 질문을 국제결혼피해남성들에게 전달하면서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장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란의일기 개정판'(작/연출: 박경주)는 인신매매성 국제결혼을 통해 입국했다가 사망한 베트남 이주여성의 일기를 모티브로 만든 창작공연 '란의일기'에 국가나 시민단체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고 가해자로만 비추었던 한국인 피해남성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주석을 붙인 작품이다. 외국인 이주여성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한국인 남성, 한국인 남성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이주여성. 이들의 다른 목소리가 본 공연 안에서 어떻게 하모니를 이루어 낼지는 미지수다.
박경주 연출자는 "개인 당사자들의 책임 하에서 선택되어지는 것인데 정부의 정책이나 시민단체의 움직임으로 과대포장 되어있고 정부에서 내놓은 다문화정책이 파시즘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모습을 한 장면으로 말하자면 부부가 한 침대에서 자면서 문제가 벌어졌는데 갑자기 구조대 조끼를 입은 국가권력이 두 부부 사이에 누워서 양쪽의 고민을 들어주겠다고 나서는 모양새와 똑같은 것이다. 란의 일기 개정판에서 양쪽 피해자에 대해서 공연을 풀어 당사자들의 책임과 주체성도 강조하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말하고 있다.
'란의일기'는 한국으로 이주했다 사망한 이주여성의 이야기가 죽기 전에 쓴 일기를 통해 문화적 몰이해와 가족주의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럽고 불안한 삶을 살았는지 보여준다. 여기에 국제결혼피해의 실제 당사자들이 보여주는 짧은 단막극 '국제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국제결혼의 과정과 심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피해자들이 직접 출연한다.
국제결혼피해센터 안재성 대표는 "남성피해가 심각한 현실에서 이렇게 공연을 통해 그 심각성을 알리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이 연극이 활성화되어 다른 한국인 남성들의 국제결혼 피해를 예방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연출자는 "국제결혼을 선택하신 한국남성들은 문화가 다르고 나라가 다른 여성이랑 결혼을 택할 만큼 문화적으로 열려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열린 마음이 피해를 입고 그런 것이 소외를 당해 문화다양성을 혐오하고 미워할까봐서 문제였다. 혹시나 주위에서, 시민사회에서 가해자로 손가락질하면 그들은 어느 길로 가겠는가. 그런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어 이런 공연을 준비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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