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하루가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현란한 물질, "문명"에 빨려들어 숨쉬기도 어려운데다 평균 수명이 날마다 5시간씩 늘어난다니 長壽가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되지 않을가 엉뚱한 우려를 해본다.
모든 것이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세상에서 확실한 건 단 하나 목숨이 길어진다는 것이다. 몇 년전까지도 죽음을 초개같이 여기며 오늘이라도 죽을 것처럼 "품위있게 죽으련다!" 고 동네방네 소문내며 다녔댔다. 헌데 몇 살이라도 더 먹고 보니 누가 목숨을 거둬가지 않는 한 죄가 많은 인간이어서 쉽게 죽어지지 못함을 깨달았다.
고인돌님이 하신 말씀이 새삼스럽다. “아무리 미미한 미물들도 죽음 앞에서는 살려고 발버둥 칩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더 말할 필요가 없지요. 아무리 죽을병에 걸렸어도 살려고 발버둥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우리같이 남의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희귀난치병 환자들도 치료약이 나오리라는 희망으로 버팁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생명은 존귀한 것입니다.”
귀한 생명이고 生死在天이라 스스로 좌지우지 할 수 없는 목숨이다. 아이 하나 밖에 낳지 않으니 갑자기 병마가 달려들거나 아플 수밖에 없는 노년엔 5~10명의 형제자매들과 자식에게 도움 받던 시대는 이미 호랑이 담배 먹던 옛일로 됐다. 공적 혹은 민간 건강보험이나 연금에 가입해서 혈육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상부상조하면서 살아가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민간건강보험에 가입했다.
중국에 비록 의료보험이 돼 있지만 생활터전이 한국인 만큼 만일을 대비해 기부겸으로 매 월 수만원씩 깨버린다. 아직까진 병원에 갈 필요도 없고, 신세 질 일도 없지만 수만원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는다. 반백년 넘도록 기름도 치지 않고 바꾸지도 않은 기계가 고장나도 별로 부담 될 일이 없는 것 같아서 마음이 가볍다.
재한재중동포들은 병이 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생활하면서도 국민건강보험료 내는 것을 상당히 아까워하고 불만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중국말에 不怕一萬, 就怕萬一라고 만일을 대비하여, 혹시 아플 날이 올가 초조히 "기다리지" 않기 위하여, 죽지도 살지도 못할 아픔이 찾아오면 병원에 가서 썩뚝 떼어 버리기 위하여, 하루라도 맘 편히 살기 위하여서는 국민건강보험이든, 민간건강보험이든 가입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소처럼 튼튼하던 친구의 시동생은 취업비자로 일하다가 직장암에 걸려 수천만원의 의료비를 부담해야 되는데 다행히 의료보험 혜택을 받아서 200여만원을 자부담하고 맘껏 치료받고 있다. 중국동포인 한 언니는 아들이 회사에서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한 덕에 가족으로 맘대로 병원을 나들고 있다. 목숨은 질겨가고, 돈 가치는 나날이 떨어지는 현실에서 나 자신을 위하여, 내 가족을 위하여, 타인을 위하여, 같은 값이면 젊어서부터 건강보험 가입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우리 중국동포들은 두 자리수 세월 떠돌이도 억척스레 일해서 마땅한 투자처도 없으니 너도나도 주택만 샀다. 약아져서 아이 하나만 낳으니 우리 자손세대엔 頭당 주택이 여러채가 될 듯 싶다. 돌아갈 날 기약도 없고 관리하기에도 힘드니 집 사는 건 현명한 처사가 아니고 그렇다고 門市房은 죽었다 깨도 살 수 없다. 유동성이 부족하고 현금화하기 쉽지 않은 부동산을 사서 고령화 시대에 버티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서양사람들처럼 지금 세상엔 주식투자가 대세라고 주식사고, 편드 샀다간 요즈음의 나처럼 벼락맞기 십상이다.
연세있는 중국동포들은 노후에 쓰겠다고 죽자살자 돈만 모으지만 가족이 있고, 前生의 빚쟁이 자식이 있는 한, 손에 쥔 돈은 줄 끊어진 연처럼 언제라도 날아갈 수 있다. 은행에 예금한 돈은 마이너스로 돈가치가 날마다 줄어드는데다 선진국처럼 한국이나 중국도 앞으로 이자소득세가 30%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중국이고 한국이고를 물론하고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고나면 치솟는다. 뼈빠지게 번 돈이 어느날엔가 반토막이 될가 전전긍긍만 하지 말고 중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비과세 즉시연금상품에 가입하면 절세를 위한 현명한 방안이 될 뿐만 아니라 종신토록 연금을 받을 수 있고, 혹 사망하더라도 합리적인 상속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세대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현실적 걱정거리로 안고 생활한다. 돈이 없어도 불안하고, 있어도 불안한 더러운 세상이다! 비록 중국에 집도 있고, 退休金도 있고 현금도 있지만 불확실한 미래로 하여 죽을 때까지 꼬리 없는 소처럼 일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됐다. 일중독자여서 평생 일을 멈출 수는 없지만 편안한 마음만은 갖고 싶었다.
돈낭비가 심해서 몇 푼 남지 않은 돈이지만 은행에 맡기면 좀이라도 날가 노후수단으로 민간연금인 삼성생명 연금보험에 매월 30만원씩 붓고 있다. 보험에 가입한 날 큰 소리로 딸에게 전화했다.
"엄마는 연금개시 후 종신토록 중국에 있든 한국에 있든 관계없이 연 삼백 수십만원씩 연금을 받을 수 있단다. 연금개시전 보험기간 동안엔 재해사망 보험금 또는 일반사망 보험금도 적립액과 함께 받을 수 있단다! 빨리 죽든 늦게 죽든 암튼 마음만은 편하게 됐다^^"
축복, 저주, 돈보담 오늘의 이 편한 마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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