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학생 적지만 성적은 우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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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학생 적지만 성적은 우수해요”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1.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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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국 길림성 서란시 조선족 제1중학교 나원옥 교사

[서울=동북아신문]“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000명을 넘었던 조선족학생들이 지금은 200여명 밖에 남지 않았어요.” 중국 길림성 서란시 조선족 제1중학교 나원옥 교사는 이렇게 한탄한다.

조선족들의 코리안 드림과 저출산, 한족학교로의 전학 등이 조선족학생 감소의 주원인이다.

“현재 학생이 제일 적은 반에는 7~8명의 학생밖에 없어요, 더욱 아이러니한 점은 우리 학교가 서란시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조선족중고등학교라는 거예요.”

서란시에는 지금 초등학교 2개와 중학교 1개밖에 남지 않았다. 많은 조선족학교들이 학생 수 감소로 통합하거나 폐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 조선족학교에서는 한족학생들을 모집해 조선족과 한족이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나원옥 교사는 서란조선족학교의 경우 이런 방법만은 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족 학생을 받아들여 한족학교처럼 교육을 시키면 우리학교가 민족학교로서의 이름을 잃게 되잖아요. 아무리 학생 수가 적어도 민족교육이 흔들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민족교육을 이어가려는 나 교사의 의지는 대단해보였다. 하지만 이런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학생 수가 감소됨에 따라 정부지원이 삭감되어 학교시설 개선은 물론이고 학교 운영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족학교의 경우 반마다 컴퓨터를 설치해 컴퓨터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 학교는 컴퓨터 강의실 외에는 교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도 10년 전에 설치한 컴퓨터로 작동이 잘 되지 않아 교육에 차질을 줍니다.”

이 외에도 정부지원 삭감으로 인해 교원들에 대한 대우가 줄어들면서 조선족교원들이 조선족학교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

“80여 명의 교사가 교직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 학교의 경우 교사들이 고령화되고 있는 추세에요. 대부분 40~50대이고, 20대 교사는 2명밖에 없는데 그 2명도 한족 교사예요.”

이런 문제는 단지 서란시 조선족학교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대부분의 조선족학교에 존재하는 문제이며, 조선족교육의 문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서란시 조선족학교 학생들의 교육수준은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나원옥 교사는 설명했다.

이번 대학입시 시험에서 서란시 조선족학교 한 이과생은 659점을 맞아 연변지구를 제외한 길림성 조선족학생 중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이번 입시시험에 참가한 학생들 100%가 대학입학점수선을 넘었다.

“학생은 적지만 대신 교원들이 1대1로, 모든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어요. 환경이 나쁘다고 교육의 질도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나 교사의 입가에는 뿌듯한 미소가 보였다.

재외동포신문 김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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