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자유경제체제와 이에 따른 관련 법 규정이 발달한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포들이 은행 통장을 사용할 때 다음 두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첫째는, 자기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지 말아야 하고,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자기 통장에 돈을 넣었다 그 사람이 원하는 통장으로 돈을 보내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어떤 형태로든 알지 못하는 사람의 전화를 받고 그 사람이 불러주는 통장으로 입금하지 말아야 한다.
얼마 전에 한 동포가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했는데, 내용인즉 불법 체류하고 있는 친구가 찾아와서 통장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자기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친구에게 주었다고 한다. 이 동포의 이름으로 된 통장을 전해 받은 친구는 그 통장으로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아 그 사람이 지명하는 사람의 통장으로 돈을 이체해주었다. 통장을 만들어 준 동포는 이런 사실도 모르고 지내 던 중, 체류기간이 만료가 되어 연장을 하러 출입국에 가자 출입국에서는 이 동포를 체포해 경찰에 넘겼다.
그는 경찰에 가서야 자기가 만들어 친구에게 준 통장이 문제가 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경찰에서 사실대로 진술을 하고 선처를 호소하였으며,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을 때 우리가 나서서 진정을 하는 등 선처를 호소하여 처벌을 받지 않고 해결을 할 수 있었다.
오늘도 구로경찰서의 경제팀 소속 형사가 찾아와서 "아무개 동포가 이곳에 살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는 종이에는 여러 동포의 이름이 적혀 있었으며, 그가 찾는 동포의 주소가 교회 주소로 되어 있었다. "무슨 일로 그 동포를 찾느냐?"고 하자 그 종이에 적힌 모든 사람들은 통장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넘겨 준 죄를 범해서 그들을 찾는다고 했다. 이들이 만들어 준 통장은 범죄자들이 검은 돈을 이체하거나 송금하는 데 이용되었기 때문에 이들의 죄는 더 크다고 하였다. 이에 "어떻게 통장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느냐"고 묻자, 그 형사는 이런 경우는 대부분 얼마의 돈을 받고 만들어준다고 하였다.
합법 신분으로 있는 동포들은 통장을 만들 수 있는 데, 옆에서 누군가 다가와서 돈을 줄 터이니 통장을 만들어달라고 유혹하면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받을 목적으로 통장을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준다. 이렇게 만들어 준 통장은 거의 대부분 범죄행위에 이용이 되고 그러면 통장을 만들어 준 동포는 통장을 만들어주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는다. 결국 돈 몇 푼 받으려다 범법자로 처벌을 받는 엄청난 불이익을 당한다. 그러니 가족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기 이름으로 된 통장을 절대로 만들어주지 말아야 한다.
통장 사용과 관련하여 가끔 교회로 찾아와서 도움을 청하는 동포들 가운데는 전화를 받고 불러 준 통장으로 돈을 입금시켰다 사기를 당했다고 하면서 그 돈을 찾아달라고 하는 이들이 있다. 필자도 사무실에 걸려오는 전화를 받노라면, 가끔 검찰인데 혹은 우체국인데 무슨 문제가 생겼으니 통장 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거나 돈을 보내려고 하니 통장번호를 알려 달라고 한다.
최근에는 필자의 아내에게 중학교 때 헤어진 친구라고 하면서 미국에서 전화가 걸려왔었다. 반가운 마음으로 통화를 하는데, 상대방은 자기가 미국에서 돈을 엄청나게 벌었으며 그 돈으로 좋은 일도 많이 한다고 자랑하였다. 그러면서 이런 저런 사유로 필자의 아내에게 수 억 원에 달하는 돈을 보내서 관리하도록 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미국은행에 아내의 이름으로 먼저 계좌를 열어야 하며 이를 위해 돈을 1천만 원을 우선 송금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곧 바로 그 계좌로 수억 원의 돈을 넣어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사기인 것을 깨닫고 필자는 곧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 보니 중학교 친구라고 하였으나, 결코 중학교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화를 걸어 이런 저런 사유로 통장으로 돈을 입금시키라고 사기를 치는 행위를 보이스피싱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어떤 관공서나 은행 등의 공공기관도 전화로 계좌번호를 불러주면서 돈을 입금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니 전화로 무슨 명분으로든 돈을 보내라고 요구하면 사기라는 것을 알고 곧 바로 끊어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마치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혹은 돈을 보내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것처럼 생각하여 돈을 보내는 순간 그야말로 사기꾼의 달콤한 유혹에 낚여 버린 것이 되고, 보낸 돈은 절대로 찾을 수 없게 된다.
통장 사용과 관련하여 이와 같은 사실을 숙지하여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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