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캐한 황사 바람 헤쳐 나온 작은 멧새
성긴 숱 깃털 모아 아린 상처 다독이며
옥탑방 전등불 아래 촉 낮은 꿈 키운다.
이방의 질긴 하루 휠체어로 밀어내고
세 평짜리 대기실에 언 손 녹여 피우는 꽃
밤마다 옌벤(延邊) 하늘이 굴렁쇠로 굴러온다.
안으로 감겨오는 매듭 붉은 아픔들이
딱딱한 각질 속에 새살 돋아 피가 돌고
그 너른 세월 한 끝을 자박자박 밟고 간다.
신새벽이 숨을 쉬듯 제 몸을 붙들어 세운
가리봉동 끝자락의 오보록이 쌓인 봄눈
삼월의 햇살에 불려 잔설 스릇 녹고 있다.

‘가리봉동을 아십니까?’, 중앙시조 수상작 ‘아름다운 교회’의 담임목사 이선호시인의 시조이다. 주인공은 간병일을 하는 ‘황사 바람을 헤쳐 나온 작은 멧새’-중국동포이다.
현재 가리봉동에는 3D업종에 종사하는 조선족들이 많다. ‘매듭 붉은 아픔’들을 안고 ‘이방’에서 ‘너른 세상 한 끝을 자박자박 밟’으며 살아가는 그들을 목사님은 가슴 아프게 바라본다. 화려한 도시 한편에 감춰져 있는 이 시대의 아픈 현장 한 군데를 들춰내 한국인들을 숙연하게 하는 시다.
이선호목사가 이렇게 중국동포들의 삶을 깊이 요해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중국동포에 대해 남달리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있었다. 이미 5년동안 할빈, 장춘, 북경을 29차 드나들면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진행해오면서 시인의 예리한 안광으로 조선족 사회를 성찰했다.

이 목사는 현재 적지 않은 중국동포들이 한국에서 3D업종에 종사하면서 힘들게 돈을 벌어도 가정이 해체되고 남는 것이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하였다. 사재를 ‘아름다운 교회’로 바꾸어 중국동포들이 가족같이 편히 쉬어가면서 열심히 살아 갈수 있는 길, 진정 삶의 목적을 이루는 행복을 찾는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 목사의 사명이라고 한다.
갈 곳 없는 중국동포들과 포천, 의정부 지역에서 일 하는 동포들을 이선호목사는 시인의 마음으로, 항상 따뜻이 맞아주고 있다. (Tel: 031-851-4132/ H‧P 010-2356-2878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돈 545-6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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