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체류허가 신청에 적극 호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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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체류허가 신청에 적극 호응해야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1.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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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형 박사 칼럼

 

[서울=동북아신문]과거 10여년 동안 동포들과 동포관련단체들은 법무부에 줄기차게 불법체류 동포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본부장을 위시한 본부의 간부들이 용단을 내려 장관의 허가를 받아 10년 이상 불법 체류한 동포들과 인도적 사유가 있는 동포들에게 특별체류를 허가해 주고 있다. 동포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번의 정책이 다소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동포정책을 담당하는 본부의 입장에서는 아주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먼저 본부의 어려움은 해방과 더불어 첫 단추를 잘못 끼움으로 오랜 세월을 통해 꼬일 대로 꼬여온 동포정책과 외국인정책의 난해한 매듭을 지혜롭게 풀어야 하는 데 있었다. 이 가운데 가장 고심한 부분은 지금까지 선례가 없었던 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하는 데 있었다. 즉, 지금까지는 아무리 동포라고 하더라도 장기간 불법 체류했다는 이유만으로 특별체류를 허가해 주지 않았다.

비록 동포에게 한정된 것이기는 하지만 10년 이상 장기 체류한 자들에게 특별체류허가를 한 것은 대한민국 이민사에 영원히 선례로 기록이 될 것이다. 처음 시행하는 제도이니 만큼 이를 시행하기 위한 결단이 쉽지 않았음을 뜻한다. 왜냐하면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야 하고, 정부의 다른 부서의 반대도 무마해야하고, 나아가 순수 외국인과의 형평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면에서 금번의 정책은 동포정책을 시행하는 본부 담당자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루어진 값진 것임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싶다.

이에 부응하기라도 하듯이 거의 대부분의 동포들이 쌍수를 들어 금번의 정책을 반기면서 고마워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동포들이 금번의 제도에 포함된 조건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며 이런 저런 불만을 터뜨리는 것을 본다. 우선 범칙금을 내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을 하는 동포를 본다. 기왕 특별체류를 해 주려면 그냥 해 주지 꼭 범칙금을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10년 이상 동안 이 땅에서 돈 벌어 살면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렇게 불평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또 나이가 조금 젊어(56년생 후) 기술 교육을 받아야 하는 동포들 가운데는 기술교육을 받느니 차라리 불법으로 지내겠다고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동포들을 가끔 본다. 이들의 불평은 주로 머리가 다 굳어진 나이에 어떻게 교육을 받겠으며, 기술을 배운 들 어디에 써먹겠느냐는 것과 교육기간이 너무 길고 돈이 너무 들어간다는 것으로 요약 된다.

'조선족의 친구들' 사무총장 이호형 박사
그 동안 교육을 제대로 받아 본 적이 없는 동포들이 교육을 받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배우는 일에 나이란 있을 수 없다. 평균 수명이 늘어 노년을 어떻게 보내느냐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기술을 한 가지라도 배워둔다면 노년을 무료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또 나이가 들었다하더라도 배우게 되면 젊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국인들 가운데는 젊어서 배우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해 70의 나이로 초등학교 과정을 이수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로 써 먹기 위해서 기술을 배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취미생활을 위해 컴퓨터나 제빵 기술, 꽃꽂이 등을 배워둔다면 앞으로의 삶을 즐기면서 지낼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술교육을 이수하는 데 길어서 9개월 소요된다. 그 동안 일 하면서 돈을 버느라고 모든 시간을 보낸 동포들에게 9개월이 어쩌면 길어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금번 제도의 취지는 이미 10년 이상을 한국에서 살아온 동포들은 앞으로 죽을 때까지 한국에 살 것이라는 판단 아래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제도적으로는 9개월의 교육기간과 그 후 5년의 체류기간이 경과한 후 영주권을 주기 위함이다. 또 한국에서 정기 교육을 전혀 받아 본 적이 없는 동포들이 이를 통해 한국 사회와 교육을 조금이라도 알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그럼에도 이런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조금의 불편조차 감수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그럴 바에야 차라리 불법으로 살다 단속되면 중국으로 돌아가겠다고 극단적으로 말을 하는 동포들을 본다. 물론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말대로 그렇게 한다면 이들은 아주 후회할 일을 하고 있다. 10년 이상 한국에서 살아 온 이들이 중국으로 가서 적응해서 살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 3년 체류하다 중국으로 갔다 온 동포들의 한결 같은 말이 중국에서는 못 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0년 이상을 살아온 사람들은 더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막상 이렇게 말 한 동포가 불법체류로 단속이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어떻게 해서라도 한국에 체류하기 위해 발버둥 치면서 도와 달라고 한다.

한 술 밥에 배부를 수 없다는 속담처럼 금번에 시행하는 특별체류허가 정책이 모든 동포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제도야말로 동포를 포용하려는 획기적인 제도인 만큼 동포들도 이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 그럴 때 더 좋은 제도가 시행되어 동포들이 소원하는 자유왕래, 자유체류, 자유 취업의 길이 더 빨리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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