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산 산문시]그래서 나는 소나무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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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산 산문시]그래서 나는 소나무를 사랑한다
  • 박수산
  • 승인 2011.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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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세상에는 많고 많은 나무가 있는데 왜 하필이면 소나무를 사랑하는 가고 그대는 의야해 할것이다.

소나무는 비옥한 산기슭에나 산허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지만
때로는 열악한 환경에 머리를 숙이지 않고 자기 몸을 거듭 진화시켜 척박한 자갈밭이나 바위틈에도 용케 뿌리를 내리고 건실하게 자란다.
그래서 길가며 강가며 언덕에 건실히 자라는 소나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소나무를 사랑한다.

소나무는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언제나 항상 왕성한 푸름을 자랑한다.
다른 나무들을 보시라 봄과 여름에만 푸름을 자랑하다가 서늘한 가을이 오면 벌써 “아이고 난 못 참겠네.” 하며 잎들의 색깔이 변해버린다.
더욱이 땅이 어는 겨울이 오면 가죽을 벗겨버린 동물의 상체처럼 보기 흉하게 잎이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떨어진다.
그러나 소나무는 찬바람이 휘몰아쳐도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도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굳세게 참고 견디며 하냥 푸름을 자랑한다.
그래서 나는 소나무를 더욱 사랑한다.

소나무는 제각기 찢어져서 사는 것이 아니라 수천수만그루가 한데모여 대 군체를 이루며 살기를 좋아한다.
때로는 자리가 좁아 서로 부딪히지만 다투거나 싸우지 않으며 한 식구가 되어 서로 양보하면서 형제처럼 오붓이 모여 재미나게 자란다.
소나무는 이웃들과 항상 선의 경쟁을 하면서 끝없는 하늘을 향해 자신의 힘과 지혜를 남김없이 발휘한다.
그래서 누가 봐도 탐내게 굵고 매끈하게 자란다.
그래서 나는 소나무를 더욱더 사랑한다.

그대는 이 차가운 겨울철에 대 군체를 이루며 자라는 소나무숲을 다시 한 번 보시라.
그러면 먼저 눈이 즐거울 것이다. 다음에는 마음이 즐거울 것이다. 마지막에는 희망이 솟을 것이다.

보시라 수천수만의 소나무가 형제처럼 한데 모여 서로 싸우지 않고 하나가 되여 끝없는 하늘을 향해 자신의 힘과 지혜를 남김없이 발휘하니 이렇듯 아름답고 이렇듯 웅장하고 이렇듯 신기한 소나무숲을 이루지 않는가?

그대여 다시 한 번 보시라/
그대도 나처럼 소나무를 필연코 사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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