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의 교단사색]교류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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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의 교단사색]교류의 향연
  • 김정섭
  • 승인 2010.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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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다년간 고3조선어문교수를 담당해온 나는 학생과의 진지한 교류야말로 학습능률과 교수효과를 배로 늘이는 지름길임을 날이 갈수록 깊이 터득하게 된다.

예전에 나는 조선어문교원은 학생작문을 통해 그들의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것만큼 학생들의 심리에 대한 료해가 남달리 깊다고 늘 자신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였다. 학생들과 이메일대화를 시작하면서 그제야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는 교류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게 되였다.

학생들애게 이메일을 공개하고 작문을 위주로 활발한 교류를 기대했을 때 한 학생이 이런 이메일을 보내왔다. "10여년의 학교생활에서 선생님과 이메일을 주고받기는 처음입니다. 우리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선생님인 것 같아 친근한 느낌입니다. 글짓기에 더 열성을 낼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반응은 초반에 내가 상상했던것 이상이였다. 평소 글짓기수업에서 무표정하던 학생들도 이메일을 리용하여 글을 써보냈고 복도에서 얼굴을 마주쳐도 어색해하던 학생들이 망므의 문을 빠금히 열어보이기 시작했다.

글짓기와 무관한 생활속의 이야기거나 마음의 고충을 털어놓고 조언을 부탁하는 학생도 있었다. 공부성적은 그닥 우수하지 못해도 미래에 대한 고운 꿈을 품고있고 또 꿈과 현실이 너무 덩떨어져있는것에 곤혹을 느끼고 지난날에 대한 뼈저린 후회에 젖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의 고민을 이름을 밝히지 않고 믿는 선생님한테 솔직히 털어놓을수 있어 좋은 모양이였다.
이메일대화의 빈도가 늘고 폭이 넓어질수록 후회의 마음도 짙어갔다. 마음을 교류하기보다는 무작정 교수내용을 주입하기에 급급했던 예전의 교육태도에 부끄러움을 느끼며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학생들 마음의 지기처럼 친구처럼 다가가고 그들의 성장과 진보에 정말 힘이 되고 뒤떨어진 학생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교원으로 거듭나야겠다는 다짐을 굳힌 나는 저녁마다 이메일로 들어온 작문을 세심히 읽고 열심히 평어를 써주고 진보에 박수를 보내는 등 늘 한밤중까지 컴퓨터를 떠나지 못했다.

학생들의 작문은 륙속 중학생관련 신문, 잡지들에 발표됨에 따라 글짓기 흥취나 열정이 한결 높아졌고 성적도 제고되였다.

사생지간의 진정어린 교류는 세대차이를 해소하고 원활한 소통을 이루어가는 윤활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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