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으로 오고 가던 대문이 열었는지 이제는 근 30년이 다가온다.
처음 고국에 왔을 때는 고국에서는 우리를 친자식처럼 친형제처럼 얼마나 살갑게 대해줬는가? 더구나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잘 살아야 한다고 보따리를 바리바리 싸주면서 우리를 공항까지 바래주지 않았던가?
그러다가 중국과 수교를 하고 고국으로 오고 가는 대문이 활짝 열리자 엄청나게 많은 우리 중국동포들이 이 작은 땅떵어리에 몰려들기 시작하니 고국은 감당하기가 너무나도 어려웠다.
그래서 어느 한때는 우리 중국동포들이 눈물도 많이 흘렸고 원망도 많이 했다.
그러던 와중에 중국동포정책이 점차 많이 좋아졌다. 참여정부에 들어와서는 한국국적의 취득과 회복도 쉬워지고 불법체류도 세 번이나 대 사면했으며 방문취업제를 시행하여 무연고 동포도 한국에 와서 취업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현 정부에 들어와서는 영주권 제도가 신설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에 자유로 입국할 수 있다. 또한, 무연고 동포 중 추첨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여행비자를 주어 새로운 취업기회를 주지 않는가?
이렇게 한국에서 거주고 있는 우리 중국동포들이 어림잡아 40만 명이 넘는단다.
물론 아직도 우리 중국동포들의 정책이 미비한 점도 많고 개진해야 할 것도 많고 많다.
무슨 대혁명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정책이 확 바뀌겠는가? 차츰차츰 하나씩 고쳐나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많게는 20년 적게는 몇 년씩 한국에 와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중국에다 집도 한 채씩 사놓고 얼마간 저축도 했으며 이제는 애들도 공부가 끝나고 자기 절로 자립하지 않는가?
기실 우리가 보기에는 한국이 발전하고 잘 사는 것 같지만, 우리 보다 못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 밥을 제대로 못 먹고 학교 가는 결석 아동들이 168만이 넘고 누구도 돌보지 않는 홀로 사는 노인이 203만 명 넘으며 어렵게 사는 장애인 수가 51만 명이나 되며 근로 빈곤층 인구는 226만 명이 된단다. 그리고 뜻밖의 재해로, 사고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단지 정부 지원금으로 도와준다는 것은 엄청난 제정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잘 해주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북쪽을 생각해보시라 우리 동포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가?
우리 중국동포들은 이제는 좀 살만하지 않는가. 여유가 있을 때 좀 베푸는 것이 당연한 인간도리가 아닌가? 더욱이 우리는 누가 뭐라 해도 한 핏줄이고 한 형제이다.
또한, 우리들의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이제는 서로 베풀며 살아야지 않겠는가? 언제까지 남의 도움만 받고 살겠는가?
베풀며 산다고 왕창 내놓으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담배 한 대 적게 피우고 술 한 잔 적게 마시며 용돈을 좀 아껴서 밥을 못 먹고 다니는 자식 같은, 손자 같은, 애들에게 따뜻한 밥한 끼 사드릴 수도 있고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잠자리라도 마련해주면 안 좋은가?
이렇게 우리가 고국에서 베풀고 살면 정부도 우리를 돈만 아는 사람으로만 보지 않고 한 핏줄로 한 형제로 보고 우리에게 더 낳은 정책을 만들 것이다. 또 항상 우리를 좋지 않은 눈으로 보던 일부 국민도 우리를 다시 살갑게 보지 않겠는가?
우리 중국동포들은 언제까지 손만 내밀고 살겠는가? 우리도 고국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의 아픔을 생각하고 서로 베풀며 살자.
요새 간혹 지하철이나 행사장을 지나가다 나면 자선냄비에 돈을 넣어달라는 종소리가 들릴 것이다. 그대는 남의 일로 생각하지 마시고 천원도 좋고 이천 원도 좋으니. 자선냄비에 넣고 지나가자.
[저작권자(c) 동북아신문(www.dba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