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해적에 납치된 조선족 김걸과 리재천의 애타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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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해적에 납치된 조선족 김걸과 리재천의 애타는 운명
  • 송은영 특약기자
  • 승인 2010.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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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지난 10월 9일 인도양의 케니아해역에서 대게 잡이를 하던 한국어선 금미305호(241톤급)가 소말리아해적에게 납치당했다. 당시 금미호에는 한국인 2명, 조선족 2명, 케니야인 39명이 탑승해 있었는데 해적들은 한국인 2명과 조선족 2명, 케니아인 2명을 인질로 륙지에 억류, 나머지 케니아인들은 금미호에 억류시키고 몸값을 요구하고있다.

이 소식이 때늦은 10월 17일에 한국언론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조선족 2명은 왕청현 배초구진 태생인 김걸(1983)과 리재천(1980)이다. 아래웃동네에 사는 이들 둘은 2004년 6월에 로무로 한국에 나가 함께 배를 탔다.

12월 2일 기자는 배초구진에서 살고있는 김걸과 리재천 가정을 찾았을 때 김걸씨의 어머니 정옥화씨(53)는 9일이 지난 10월 18일에 아들이 납치된 사실을 알고 눈앞이 캄캄해 나고 하늘땅이 빙글빙글 돌아갔다면서 《9월 25일에 전화가 왔었습니다. 〈어머니, 돈을 이내 부쳐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10월초에 밀렸던 노임을 받게 되니 돈을 빌려서라도 약을 사 드세요.〉… 》하고는 목이 메여 더는 말을 잇지 못한다.

지난 2005년에 남편을 잃고 홀로 생활하는 정씨는 위암말기환자로 아들 하나를 쳐다보면서 살아간다고 말한다. 어린 아들이 부모에게 효도한다고 대부금을 맡아서 한국에 갈 때에도 정씨는 부모 잘 못 만나 자식을 고생시킨다고 눈물만 흘렸다고 한다. 《돈을 내면 나온다는데 내게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내놓고 싶다, 집도 팔고 여기저기 꿔서라도 내 아들을 구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는 정씨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농촌에서 최저생활보장금(180원)으로 생활하는 그녀에게 있어서 소말리아 해적들이 요구하는 금미호 어선 몸값 400만딸라는 엄두도 못 낼 천문수자일뿐이다.

리재천의 가정도 부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쌍둥이 형제인 리재천은 어려서부터 부모들께 애 먹인 적 없었고 동네에서도 늘 칭찬받던 착한 총각이였다. 원래 말수적은 그의 아버지 리종선(54)씨가 할말을 잃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저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만 바랍니다.》 아들이 사진을 꺼내서 뚫어지게 보는 리종선씨의 입은 그냥 꾹 닫힌 채 다시 열리지 않았다.
근일, 한국외교통상부는 위성을 이용하여 금미호의 위치를 추적한 결과 금미호가 해적의 본거지인 하라데레를 벗어나 남쪽으로 이동해 케니아와 가까워졌으나 최종목적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금미호 구출작업도 난항을 겪는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해적에게 돈을 주어야 하는데 돈이 없는 선주가 인질로 잡혀있고 대리점주도 배 값보다 받아야 할 빚이 더 많다고 뒷걸음 치는 상황이다.

통계에 의하면 올 들어 소말리아 해적들은 128척의 배를 공격했고 그 결과 현재 2명이 살해되고 27명이 부상했으며 773명이 억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소말리아 해적들은 인질 사살을 거의 하지 않으나 올해 들어 2명이 사살되면서 피랍인원 인신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돈 벌러 한국에 갔다가 위험이 밤 고양이처럼 항상 웅크리고 있는 케니야해역에서 소말리아해적에게 납치된 조선족선원 김걸과 리재천의 운명은 어찌될지, 그들의 가족은 그냥 속수무책으로 협상이 타결되기만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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