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석은 오늘도 저 산허리에 용케도 붙어 서 있다.
그러니 아직은 낙석이라 말할 수 없다.
저 낙석 덕분에 산은 더욱 아름다워 보이고 더욱 웅장해 보인다.
그러나 낙석은 멀지 않아 저 산골짜기로 굴러떨어질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이 산자락에 길을 낸다고 낙석의 밑뿌리를 파놓았으니까
그런데 낙석은 낙석이 되고 싶지 않아 발버둥치고 있다.
한발은 허공을 휘저으면서도 두 손만은 산허리를 꽉 움켜쥐고 있다.
바람이 불면 누가 막아 줄 수 있는가?
비가 오면 누가 덮어 줄 수 있는가?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낙석은 손맥이 풀릴 것이다.
그러면 낙석은 필연코 저 산골짜기로 데굴데굴 굴러떨어져서 이 세상에 필요가 없는 낙석이 될 것이다.
아니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낙석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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