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이 거짓말 탐지기로 실험을 한다.
화분의 나무에 물을 주자 탐지기의 주파수가 크고 좁게 파동을 일으킨다.
나무의 잎에 불을 가까이 가져가자 바늘이 크고 넓게 파동 친다.
나무에게 “사랑해”라 말하자 파동의 높이와 폭이 잔잔하게 인다.
화난 목소리로 크게 말하자 파동이 불규칙하게 일어난다.
전기톱을 틀어 가까이 가져가자 파동은 격심하게 물결친다.
이를 보고 있던 학생들이 놀라며 모두 말한다.
“식물도 감정이 있다.”
그런데 선생이 이렇게 말한다.
“식물은 감정이 없다. 다만 반응이 있을 뿐이다.”
그래도 믿으려 하지 않자 선생은 진공청소기를 켠다.
나무에게 가까이 가져가자 전기톱을 가까이 했을 때와 같은 반응이 나타난다.
나무한테 다가가 조용히 “미워요” 하고 말하자 “사랑해” 때와 같은 움직임이 인다.
큰소리로 “너 참 예쁘다”고 외치자 화난 목소리 때와 같은 반응이다.
선생은 조용히 설명한다.
“감정이 아니라 반응일 뿐이다.
따라서 같은 강도의 목소리는 내용과 상관없이 같은 반응 을 한다.
전기톱이나 진공청소기나 같은 파동인 것도 그런 이치이 다.“
그제서야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거린다.
선생은 강조하듯 말한다.
“안다는 것은 깊이가 있어야 한다.
조금 알고서 다 아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화분의 잎을 닦아주며 “참 잘 자란다” 말한 것이
“꽃이 예쁠 거야” 자주 말해 준 화초가
더 잘 자라고 예쁜 것은 왜일까?
“참 귀엽다” 자주 말한 어항의 물고기가 잘 자라고
좋은 음악을 들려 준 젖소들의 우유 생산량이 많다.
환경과 자극에 따라 꼭 반응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것, 그 것이 정말로 아는 것이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진실로 다 알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申 吉 雨 : 문학박사, 수필가, 국어학자
남한강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