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다시는 안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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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다시는 안 탄다"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0.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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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연길의 한국인들 사이에서 우리 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대해 원성이 자자하다. 심지어 연길에서는 연이은 사건으로 인해 이 비행기들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보이코트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우리나라 비행기를 과연 타야 할까? 중국 연길의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우리 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 대해 원성이 자자하다. 심지어 연길에서는 이 비행기들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보이코트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연이은 두 사건 때문이다.

하나는 지난달 하순에 일어났다. 지난8월 21일 연길에 거주하던 한국인 박희숙(55)씨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떨어지는 큰 사고를 당했다. 그는 연길에 30만불을 투자해, 원앙웨딩홀이라는 예식장을 경영하던 기업인이었다.

베란다 추락 사고로 그는 1번 등뼈에 큰 손상을 입고, 오른쪽 발목 뼈들이 으스러지는 복합골절상을 당했다.

그를 응급치료한 연길의 병원측은 서둘러 제대로 척추 수술을 하지 않으면 평생 장애를 가져올 지 모른다는 소견을 내놓고 의료환경이 좋은 북경이나 한국으로 가도록 추천했다. 이에 박씨는 연고지가 없는 북경보다는 본국인 서울로 오기로 했던 것.

하지만 문제는 항공사였다. 우리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찾아갔으나 모두 자리가 없다면서 거절했던 것. 백두산을 찾는 관광성수기여서 자리가 없다는 얘기였다.

연변지역 한국인들의 모임인 연길한국인회(회장 김진학)까지 나서서 사정했으나 두 항공사는 안된다는 얘기만 반복했다는 것. 결국 박씨는 중국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왔다.

박씨의 사정을 들은 중국남방항공사가 어렵사리 자리를 만들어줘서 귀국이 가능했다는 것. 박씨는 귀국 후 바로 수술에 들어가 경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연길에서는 또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국적기’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고 연변에서 만난 한국인들은 입을 모은다.

사건 개요는 이렇다. 지난 2월21일 연변에 투자한 기업인으로 심양영사관으로부터 민간영사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던 박상용 사장이 갑자기 몸에 불편을 느껴 현지의 병원을 찾아갔다.

의료진의 진단 결과 그의 대동맥이 파열됐다는 소견이었다. 대동맥 내부 혈막이 1.5cm 가량 찢어졌다는 것. 병원측에서는 24시간 내에 수술을 받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하다고 했다.

이 수술 역시 정교한 기술을 요구해 한국이나 북경의 대형병원을 찾아가라는 얘기였다고 한다. 박씨측은 응급수술을 위해 귀국할 항공편을 수소문했다. 연변한국인회도 그를 도왔다.

우선 출발이 빨랐던 아시아나항공에 좌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아시아나 연길지사는 서울 본사와 연락 끝에 박씨의 탑승을 거부했다고 한다. 위험한 환자는 탑승도중 사망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항공사 이미지가 실추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럼 응급환자는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하니 의료환자를 담당하는 본사 의료팀장에게 연락해보라고 해요.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아시아나항공편은 안되고, 응급환자를 실어나르는 SOS 국제조난비행 헬리콥터가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이 헬기는 예약하고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어요”

환자 부인이 울며 불며 사정을 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은 결코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는 게 현지 한국인회의 얘기.

생명이 경각에 달린 상황에서 박씨측은 대한항공에 좌석을 부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급히 수술해야 하는 응급 환자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

마침 좌석 한 자리가 모자라 한국인회의 주선으로 당일 귀국 예정이던 한국인회 회원 한명이 자리를 양보했다. 이 때문에 박씨의 부인이 응급환자인 박씨와 함께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 박씨는 들어와 성공적인 수술로, 지금은 완쾌돼 있다.

하지만 연길에 있는 한국인들을 더 서글프게 만든 것은 박씨 귀국 직후에 일어났다. 박씨가 대한항공을 타고 간 것을 안 아시아나 연길지점측이 대한항공에 그런 위험한 환자를 왜 태워줬느냐고 항의했다는 것.

“한바탕 소통을 지켜본 연길의 중국인 병원 의사들이 그러더군요. 당신네 나라 항공사들은 왜 그러냐고요.” 연길한국인회 한 관계자는 이처럼 소개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밖에 있는 우리는 어쨌든 우리 국적기를 타자고 하는데, 우리 항공사들은 막상 도움이 돼줘야 할 때 우리를 외면해요. 아마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경험들이 있을 걸요”

월드코리안 이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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