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중심에 '여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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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중심에 '여성'이 있다
  • 김민경
  • 승인 2005.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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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여성의 삶과 소망을 사진에 담아

주인공들의 소망 만큼이나 소박한 사진전이 광화문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명은 ‘이주 여성의 삶-이주의 중심에 여성이 있다’.
 
 ‘이주 노동’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쳐온 사진작가 박경주 씨가 이번에 사회적 비주류와 성적 약자라는 두 고리를 동시에 갖는 이주 여성의 삶을 작품을 통해 선보였다.
 
 한국 내 이주 여성은 폭언과 폭력 등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비인격적인 대우와 값싼 노동자나 노예 정도로 대하는 사회의 태도, 성희롱, 성폭력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박 작가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한번 이주 여성과 결혼한 한국남성이 쉽게 결혼을 포기하고 곧장 새로운 신부를 찾아 비행기에 오르는 것이었다”며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지탱할 수 없으나 이혼을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이주 여성을 대할 때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녀는 과거 한국에서 독일로 이주한 파독 간호사와 한국 내 이주 여성의 삶을 비교하며 “파독 간호사는 독일에 갔다가 독일 남성을 만난 경우인 반면 한국에 거주하는 국제결혼 가정의 이주 여성들은 본국에서 결혼 중개업자에게 한국 남성을 소개 받은 경우가 많아 인권 침해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 속에는 중국과 동남아, 동유럽 등에서 이주한 8명의 이주 여성의 삶이 잔잔하게 녹아 있다.  
 

 중국 이주 여성인 이금월 씨는 공사장 일을 하는 남편을 따라 나와 현장에서 함께 일을 한다. “집에 있는 것보다 밖으로 나와 몸을 움직이는 것이 더 즐겁다”는 그녀는 머지않은 미래에 자신의 통장을 갖는 것이 꿈이다.
 
 루마니아 이주여성인 가브리엘라 씨는 임신 8개월의 몸으로 홀로 한국에 입국했다. 사진 속의 가브리엘라는 아이를 낳고 이주여성인권센터 쉼터에서 산후조리를 할 당시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그녀는 “아기를 영아 위탁소에 맡기고 1년 정도 부지런히 일해서 귀국하는 것이 꿈이다”고 했다. 현재 그녀의 아기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며 가브리엘라는 주말이면 위탁소를 방문해 아기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타국에서 편견과 경제적 어려움에 맞서 생활하는 그녀들의 삶이 결코 순탄해 보이지만은 않지만 가족들과 모여 안락한 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나누며 또 다른 미래를 얘기할 희망에 부푼 그들의 얼굴이 결코 어둡지 만은 않다.
 
 전시장에서는 ‘이주여성 임아리사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지다’의 이주노동자 선거유세 퍼포먼스가 함께 상영된다.
 
 사진전은 서울 광화문 조흥박물관 내 조흥갤러리에서 29일까지(일요일 공휴일 휴관)열린다.(문의 02-722-8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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