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와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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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와 회화
  • 서영근
  • 승인 2010.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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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근의 서예야 놀자]서화동원

옛 書論에 書畵同源이란 말이 있다. 서화동원이란 “서예와 그림의 원류는 같다”라는 뜻이다.
한자 서예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최초의 한자인 갑골문은사물의 형상을 본 따 쓴 상형문자로서, 그림인 동시에 글씨이다. 비록 5만자가 넘는 한자 중 상형자는 0.1%도 안 되지만 대부분 한자를 대표하는 부수자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상형문자 혹은 표의문자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풀 林은 나무 두 그루를 그린 것으로 나무가 많은 숲을 뜻하고, 산 山은 산의 형태를 그린 것이다. 이처럼 한자는 그림인 동시에 글씨이다.

글씨와 그림은 모두 시각예술이며 평면예술이고, 조형예술이다. 그리고 모두 모필, 종이, 먹만 있으면 표현 가능한 예술이므로 사용하는 용구가 같다. 따라서 서예와 그림은 연관성이 가장 많다.
서예는 인간 생활을 토대로 하여 거기에서 야기된 인간의 사상감정과 사물현상의 개념을 글자의 모양새를 통하여 조형적으로 표현한다. 즉 먹의 농도, 선의 장단, 획의 조밀, 운필 속도, 여백 등으로 조형성과 에술성을 나타낸다.

회화는 인간생활과 인간의 염원, 상상 등을 기초로 하여 색조, 공간, 선 등을 통하여 조형예술을 이룬다.
회화는 보는 순간부터 그려진 인간생활과 자연, 사물의 형태와 모양을 그대로 생동하게 직감하면서 작가가 표달 하려는 사상과 감정을 보아낼 수 있다. 반면 서예는 독특한 필치와 구성법을 미학 정서적으로 공감하면서 그에 반영된 내용을 포착하고 작가의 사상감정을 찾아보게 된다.

한글은 상형문자가 아니지만 서예에서는 사물의 모양과 현상을 본 따서 기발한 필치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단천 김호근(고)의 작품에서 <鶴>은 한글의 구성법에 어긋나지 않았고  작품 <범> 역시 한글의 구성법을 따르면서도 범의 형상과 한글의 특성을 잘 살려 창작한 작품이다. 이런 서예작품들은 자연과 사물을 형상화하여 창작한 것이기에 조형성과 예술성이 보다 농후하며, 회화작품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서예작품은 회화와는 달리 매개 획을 단필에 그어야지 여러 번 덧칠하면 안 된다.

한 폭의 회화작품에서는 한수의 시와 한편의 산문, 이야기 등을 읽어볼 수 있고, 한 점의 서예작품에서는 한수의 노래와 한 폭의 그림을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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