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사회의 희망이 될 조선족 단체가 나와야
안녕하십니까? 서경석목사입니다. 네 분께서 다 매우 유익하고 좋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네분의 말씀을 들어보면 크게 두가지로 요약이 됩니다. 하나는 중국사회가 너무 억압적이고 제대로 된 민족교육을 받을 수 없어서 조선족으로서의 주체적인 사고가 불가능하고 따라서 참된 지도자가 나올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구체적으로 조선족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하는 문제를 놓고도 큰 방향설정이 되어있지 않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네 분이 모두 지도자가 없다는 말씀을 공통적으로 해주셨는데 바로 이 인식을 우리의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조선족동포사회에 진정한 지도자가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그 민족의 장래문제와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지도자가 없으면 민족의 올바른 방향제시가 불가능해집니다. 그래서 동포들은 전부 개인적인 차원에서 자신의 미래를 강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때에는 돈벌자는 생각 이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동포들의 개인주의를 동포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습니다. 이들을 바르게 이끌어줄 동포사회 지도자가 없고 이들을 바르게 이끌어줄 운동이 없는 탓입니다.
또 지도자가 없는 이유를 중국사회의 탓으로 돌려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6,70년대는 너무도 힘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독재에 항거하다 감옥을 가고, 또 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독재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개탄하며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사회운동을 통해 그러한 억압적인 환경을 이겨냈습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라도 동포사회의 바른 방향을 제시할 단체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단체가 200만 동포사회의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만일 이 단체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기가 매우 힘들다면 해외에 있는 동포들이 단체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 미국, 일본, 카나다, 유럽, 동남아 등에 사는 지식인들이 힘을 모아 동포사회의 등불을 밝히는 말을 해야 합니다.
왜 조선족동포들이 한국에서 높임을 받지 못하는가? 조선족을 대표할 바른 지도자가 없는 것도 중요한 이유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단체를 만드는데 있어서는 나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국 천안문에서 민주화운동의 깃발을 든 사람들은 학생지도자들이었고 지난 70년대 한국에서 독재에 항거하여 운동을 일으킨 사람들도 대부분 20대였습니다. 지금 이 토론에 참여하고 계신 박춘씨나 유학생 여러분이 기실은 조선족동포사회의 지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바른 방향제시를 할 수 있는가? 운동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가 있는가? 그리고 나중에 동포를 위해 위험까지도 결단할 수 있는 자세가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중국에 돌아갈 것을 생각해서 말조심을 하는 것도 좁은 생각입니다. 그냥 바른 말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말들이 잠자고 있는 조선족동포의 혼을 일깨워야 합니다. 만일 자기민족의 역사를 동포들이 모른다면 그 역사를 알려주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한국에 일하러 온 동포들을 상대로 우리민족의 역사를 가르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동북아신문도 일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해외에서의 행동 때문에 요주의 인물이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으로 돌아가면 신변이 위험해지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 망명신청을 하면 됩니다. 우리 동포인데 왜 한국이 망명신청을 안 받아 주겠습니까?
그런데 제 걱정은 이러한 민족의 지도자가 나오고 민족운동이 나오지 않는다면 중국 조선족사회는 사라질 것 같다는데 있습니다. 왜 사라지는가? 모든 사람이 개인적으로만 해결을 길을 찾으면 동포사회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미 조선족의 앞날은 매우 어둡습니다. 붕괴이외의 다른 길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족 사회가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지금부터라도 여러분들은 행동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선족사회의 올바른 방향제시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제 생각에 대해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의 의견을 듣기를 원합니다. 이 의견을 듣고 나서 다음에 "조선족사회의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가?”를 토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