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호[지정토론자] baitouhu@hanmail.net
존경하는 여러분! 수고들 많으십니다.
미국의 춘님으로부터 온 메일 체크를 오늘에야 하게 되어 인사가 이렇게 늦었습니다. 참으로 죄송합니다.
한국에서 우리 조선족동포들을 위하여 서울조선족교회를 설립하셨고 또한 다양한 운동과 방식으로 오늘날 우리 조선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고심하시는 서경석목사님께 머리숙여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전에 일본에서도 당시 꽃망울회 운영진의 일원으로서 한번 만나뵌적이 있었습니다만 현재 유학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목사님의 조선족사회의 재야 인사의 입장이나 진정한 지도자에 관한 소견에 관하여 기본적으로 동감합니다만 이에 관해 저의 소견을 적어 올릴가 합니다. 어디까지나 일개 젊은 학생으로서의 졸견이오니 많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동시에 여러분들의 비평과 지적을 진심으로 기대하는 바입니다.
첫번째, 조선족문제를 볼 때에는 우선 중국이라는 국가와 사회 즉 현실환경과 결부시켜 보아야 합니다. 현재 중국은 정치제도는 사회주의 제도이지만 서방국가가 보는 정치체제의 관점에서 논한다면 모택동시절의 전체주의 국가에서 등소평시대의 권위주의 국가로 전변되었습니다. 등소평이후 현재의 호금도지도체제도 권위주의 체제의 그 기본 맥락을 유지하고 있으며 조금씩 민주주의 체제의 낮은 단계인 법치주의에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도기가 시간이 얼마나 걸리질지는 몰라도 <포스트 호금도 시대>에는 새로운 사상논쟁(체제 논쟁)과 함께 큰 변혁이 일어날 것입니다.
현단계의 중국은 국가와 사회의 관계에서 아직까지도 <大國家 小社會>로서 전에 비하여 사회의식이 비록 다양화되었지만 사회의 힘이 많이 약합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이미 형성된 시민사회가 아직 형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중간층 혹은 중산층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독립된 힘으로 되지 못하고 있으며 정치체제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아직까지도 초기의 형성단계에 있으며 <量變>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이라는 현실환경에서 우리 조선족 사회도 그 지방정부에 비하여 힘도 약하고 한국에서 의미하는 이른바 시민사회가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학자들 사이에 의논이 전개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활동이지 사회 운동이라는 차원으로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선족 영도라고 한다면 주로는 관리나 학자를 가리키는 것이지 사회의 지도자라고는 할 수 없으며 그러한 지도자가 나올 수 있는 사회가 아직 형성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조선족문제를 이해함에 있어서 중국이라는 환경에 대한 이해, 이를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두번째, 조선족문제를 인식함에 있어서, 조선족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연구와 그 해결대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조선족문제에 관한 연구나 토론이 전에 비하여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그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조선족사회 혹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공동한 인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편폭의 제한으로 조선족들의 위치에 관한 상세한 논의는 훗날의 기회로 미루고 많이 간략하게만 서술하겠습니다만 보다 심도 있는 지적을 기대합니다.
이를테면, 인구감소 문제, 교육 문제, 경제발전문제, 불법체류 문제 등 문제는 많이 제기 되고 토론과 연구가 있지만 이러한 문제가 나타나는 그 근본원인에 대한 지적이 적습니다. 저는 조선족문제 연구가 제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서 조선족문제가 학계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잘 모릅니다만 우선은 조선족 문제의 근본 핵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조선족들의 方位, 즉 하나는 중국내에서 조선족들의 위치,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세계 코리안 중에서의 조선족들의 위치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중국이 개혁 개방을 실시하기 이전에는 전자에 관한 연구만으로 문제를 지적할 수있지만 지금은 국가와 민족, 사회와 인간이라는 다양한 시점에서 문제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럼 중국내에서 조선족들의 위치는 무엇인가? 이에 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논의했기 때문에 간단하게만 언급하겠습니다만 사회주의 제도의 중국, 다민족 국가의 중국, 발전도상 국가의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공산당의 지도를 받는 인민의 한 구성원, 56개 민족 중의 주체민족이 아닌 소수민족, 그러면서도 분열된 고국을 가지고 있는 이민의 민족, 경제가 발달하지 못한 변강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등 다양한 시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한면으로는 코리안세계에서의 조선족들의 위치는 무엇인가? 우리의 고국을 떠난 해외에 정착한 동포들 중의 일원으로서 고국과도 육지와의 국경을 가지고 있는 가까운 나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 국가인 미국이나 일본과도 다르며 사회주의 체제에서 자본주의 체제로 이행한 동구권 혹은 러시아의 고려인과도 다릅니다. 물론 역사는 대개가 1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나름대로의 현실 거주환경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전반적인 경제수준으로 본다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못하며 인구 규모는 미국의 한인 다음으로 두번째로 가고 있으며 <자치정부>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조선족사회의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우선은 중국의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경제발전, 도시화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조선족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발전인 것입니다. 동시에 농촌인구가 줄어들고 농촌사회가 쇠퇴해지며 도시화로 이행하면서 도시 집중현상인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형성되었던 아이덴티티도 분화되고 사회 기초가 재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조선족 사회는 경제발전이라는 가장 큰 과제를 안고 있으며 전통사회가 무너지고 새사회가 이루어져가는 과정에서 새사회 추형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기존의 사회가 주로 해체되는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그 누구도 막기 어려우며 문제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사회를 건전하게 이룩하도록 인도하는가 하는 것이며 이러한 과제를 소위 지성인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사회에 관한 구상과 대안에 대한 토론과 연구가 수요되는 시기인 것입니다. 여기에는 권위학자의 발언도, 조선족 관리들의 주장보다도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의식있는 자들의 진지하고도 개방적이며 효과적인 토론과 연구 그리고 실천이 수요됩니다. 다시 말해 조선족문제에 관한 깊이있고 효과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입니다.
세번째,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능력과 그 효과에 대하여 진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지금의 사회는 어느 한 정부, 혹은 단체, 개인이 좌우지할 수 없습니다. 우리 조선족문제도 우리 모두가 전부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각 분야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대안과 노력은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꽃망울회와 같이 조학장학금으로서 빈곤자 교육문제 해결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타 문제에 관해서도 그에 대응되는 단체 혹은 활동으로서 조금씩 해결하나가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동시에 이러한 활동이나 노력이 고립적으로 진행될 것이 아니라 횡적인 유대나 네트웍을 이룩하면 문제 해결이 보다 효과적으로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조선족 단체들, 그리고 조선족 지원 단체들간의 교류와 협력을 진행할 수 있는 계기와 함께 상호간에 개방된 사고의식이 필요합니다.
네번째, 조선족 문제를 봄에 있어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 문제 이를테면 불법 체류, 위장 결혼 등 문제도 보아야 하는 동시에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대부분 조선족들의 경제발전, 인구감소, 교육문제 등도 결부시켜 보다 전면적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중국에서는 전체를 위하여 부분을 희생시켜야 하는 이른바 집단주의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물론 이러한 전체를 위한 교육이 폐단을 지적해야 하는 동시에 사리만을 위한 전체를 희생시키는 이기주의의 문제점도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개인이나 부분을 위해서 전체의 이미지를 손상시키거나 이익을 해치게 하는 행동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조선족들이 시골에서 도시에로, 국내에서 해외에로 이동하고 있으며 동시에 해외에서도 새로운 사회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세찬 움직임은 조선족사회의 아이덴티티를 분화시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중국 내의 조선족들과 그 연계가 아주 깊기 때문에 한국내의 조선족문제를 고려할 때에 중국내의 조선족 문제와도 연관시켜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조선족들의 문제의 근원은 중국 내의 조선족사회가 안고 있는 것이며 기타 문제는 이로 인하여 생긴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여러가지 토론도 자못 중요하지만 보다 현실과 결부시켜 문제의 본질점을 파악하여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조선족 혹은 관심있는 모든 분들과의 개방되고 진지한 자세로 임할 수 있으며 또한 현실적으로 일을 같이 도모할 수 있는 네트웍 구축도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두서없는 생각을 적어 올립니다만 서경석목사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지적과 함께 진지한 토론으로 될 것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러한 훌륭한 교류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주신데 대하여 감사의 인사 올립나다.
동경에서 올림
2005년 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