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귀화시험이 마침내 시작됐다. 지난 4월 24일 경기도 의왕역은 국적시험을 보러 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의왕역에서 시험장까지 15분 정도 걸어가는 수험생들의 얼굴마다 긴장감이 역력했다.
작년 6월에 새로 바뀐 국적시험 형식에 적응하지 못해 낙방의 고배를 마셨던 이들이 이번에 재시험을 치러야 할 경우도 많았다. 시험장으로 줄지어 걸어가는 수험생들마다 이번에 꼭 붙어야하는데 하는 간절함과 초조함을 엿 볼 수 있었다.
시험 30분 전, 입실을 알리는 안내방송 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수험생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미리 배정된 교실을 찾아 갔다. 학교운동장에서 대기 중이던 수험생들이 교실로 들어가고 나니 갑자기 운동장이 조용해졌다. 시험 시간이 점점 가까워 오자 작은 확성기를 든 시험안내원이 운동장 구석구석을 돌며 혹시 시간을 놓친 사람들을 위해 입실을 재촉하였다. 시험주관 측의 작은 배려에 뒤늦게 입실 시간을 알고 허둥지둥 교실로 향하는 사람도 간간이 있었다.
1시 30분이 되자 시험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실제 시험시간은 입실대기 시간보다 짧았다. 20분 동안 20문제를 풀고 답안지에 답을 옮겨야 한다. 20분에 국적취득 성패를 가른다는 얘기다.
시험을 마치고 교실에서 나오는 수험생들의 얼굴은 시험장을 들어갈 때보다 환해진 듯하다. 너무 긴장한 탓인지 얼굴에 붉은 홍조를 그리고 나오는 이도 있었다.
작년에 역사문제를 풀지 못해 낙방했던 김씨는 그동안 역사공부에만 신경을 써왔다. 그러나 시험장을 빠져나오는 그의 얼굴은 상심한 표정이었다. 역사공부를 나름대로 했지만 성종, 충혜왕, 충정왕, 공민왕, 충렬왕 중에서 고려의 풍습을 되살리는데 앞장섰던 왕을 찾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여러 수험생들의 수험소감을 종합해 보면 기출문제 중 한국어영역, 역사영역 그리고 일상생활 상식 순으로 비중이 크다고 한다.
중국동포들의 경우 일반 외국인들에 비해 한국어능력이 월등하지만 문법과 맞춤법을 중심으로 출제된 귀화시험의 문제들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는듯하다. 일예로 맞춤법이 틀린 외래어를 찾는 문제라든가 대화의 내용을 적절하게 완성하는 문제 등은 일상생활 언어습관과 의사소통능력과 직결된다.

귀화시험에 시사관련 문제가 출제 될까봐 평소에 텔레비전을 많이 시청했다던 유씨는 정작 남북관계 관련 문제를 틀리게 풀었다고 한다.
남북통일에 대한 국민의 자세로 올바르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제에 ‘문화 교류와 경제 협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문항을 선택하지 않았다. 최근 천안함 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뉴스가 부정적으로 비치면서 유씨는 남북 경제협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텔레비전에서 북한 관련 뉴스는 많고 넘치지만 남북관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기본적인 이해를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2010년 제1회 국적필기 시험은 이미 끝났다. 시험을 마치고 3~4일 지나면 합격, 불합격 결과를 법무부 홈페이지에서 바로 확인 할 수 있다. 합격자는 면접시험 준비를 해야 할 것이고 불합격자는 재시험 준비 혹은 다시 국적신청을 해야 할 것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연중 5회만 국적필기 시험을 치른다. 제2회 시험은 5월 8일, 그리고 6월, 8월, 10월에 국적필기시험이 있다.
최근 들어 국적신청에서 취득까지 기간이 많이 짧아졌다. 예전처럼 신청 후 몇년씩 기다리지 않는다. 국적시험을 봐야 하는 국적신청자라면 시험통지서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국적을 신청함과 동시에 국적시험대비 공부를 하길 바란다.
귀화교육 문의: 귀한동포연합총회 02)852-0828
아시아노동교실 1588-1916; 02)3142-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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