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일경 서울조선족교회 홈페이지 구인구직란에는 ‘현대중공업산하 하청업체, 용접기술자 우대, 일당 8만에서 9만, 불법체류자도 상관없음’이란 글이 올랐다. 이 글을 본 중국동포 허장웅 씨는 2월 15일 전화를 걸어 구인광고를 낸 한국인 정모씨와 통화를 한 후 울산으로 내려갔다. 밤에 울산에 도착해서 정씨를 만나보니 자신 외에도 광고를 보고 내려온 동포 두 명이 더 있었다. 하루를 묵고 그 다음날 회사라고 간 곳은 다름 아닌 울산지방경찰청 외사과였다. 허씨 일행은 바로 울산출입국관리소로 넘겨졌고 강제출국되었다.
서울조선족교회는 출국 전날 허씨로부터 연락을 받고 사건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교회홈페이지에 올랐던 구인광고는 이미 지워졌고 연락처로 기재되었던 한국인 정씨의 전화도 통화정지상태였다. 결국 허씨 일행을 출입국관리소로 넘긴 울산지방경찰청 외사과 황형사를 만나 사건의 자초지정을 들을 수 있었다.
“저도 조선족교회로부터 전화를 받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를 받으면 처리결과를 보고해야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번 신고를 한 정씨는 전에도 몇 번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저희들을 많이 괴롭히는 편이죠.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서... 울산 현대중공업 산하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선족동포 출신 여성과 결혼해서 살다 사기를 당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앙심을 품고 구인광고를 낸 후 불법체류동포들을 신고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이래서는 안 되는데...”
허씨 일행의 출국 당일 아침, 허씨 일행을 찾아 위로금을 전달한 서울조선족교회 인권센터 김사무엘 전도사에게 허씨는 말 한마디를 남겼다. “우리야 체류기간이 넘었으니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중국에 돌아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