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한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병세가 나빠지면서 김정일은 서둘러 삼남 김정운을 후계자로 지명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인민들도 3대 세습까지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입니다. 게다가 화폐개혁의 실패로 시장세력의 저항이 매우 커졌습니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가 퍼주기를 하지 않아 북한은 더 어려운 처지에 빠졌습니다. 벌써부터 북한동포들이 굶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동북아의 가장 중요한 잇슈는 북한동포들의 고통의 문제입니다. 국내 조선족동포들의 문제는 이제 거의 다 해결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저는 김해성목사와 함께 4월 마지막 일요일에 <조선족동포를 위한 행진>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모으려는 동포들의 숫자는 3천명입니다. 이 행진을 하고 나면 이명박 정부의 조선족 정책도 크게 바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조선족동포는 북한동포를 위해 살아야 합니다. 지금 중국 조선족사회가 과연 앞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가 의문시 되고 있습니다. 조선족 동포사회의 존속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말을 유지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우리말을 악착같이 유지하려면 그만큼 조선족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야 합니다. 그러면 무엇이 조선족의 자긍심을 높여주는가?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하나밖에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만 가지고는 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자긍심이 있어야 합니다. 나는 “북한동포를 돕는 일에 앞장섰다”는 점이 앞으로 조선족에게 새로운 자긍심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에는 어떤 자긍심이 있는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1919년 삼일운동에 앞장섰다는 자긍심입니다. 그리고 이 자긍심은 지나간 70년대에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는 것으로 다시 피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조선족이 독립운동에 기여했다는 자긍심은 다시 2천십년대에 북한동포를 돕는 일에 앞장섰다는 것으로 다시 피어나야 합니다. 북한동포들의 고통의 문제가 그만큼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조선족 동포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첫째는 북한동포 돕기운동입니다.
그동안 한국민들은 김정일정권에게 식량보내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창설해서 북한동포 돕기에 앞장섰습니다. 그런데 탈북자들은 계속해서 김정일 정권에게 식량을 갖다 주는 것은 김정일정권을 돕는 것일뿐이라고 비판을 해 왔습니다. 동포돕기를 열심히 해온 저로서는 이러한 탈북자들의 지적을 좀처럼 승복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2-3년 전부터는 가슴이 아프지만 그 말에 수긍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두만강변에서 조선족이나 탈북자를 통해 북에 식량을 보내야 합니다. 물론 모든 식량을 물론 그렇게만 보낼 수는 없습니다. 김정일정권을 통해서도 보내야지요. 그런데 그렇게 할 때는 옥수수가루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탈북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은 한국에서 보내는 식량은 일반주민에게는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오는 식량은 노동당원, 군인, 평양시민, 군수공장으로 가고 일반시민에게는 식량이 배급되지 않습니다. 일반시민은 장마당에서 식량을 구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옥수수가루를 보내면 가루는 생명이 없기 때문에 산화가 일찍 시작됩니다. 그래서 저장기간이 짧기 때문에 가난한 서민들에게 나누어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쌀을 보내려고 한다면 그때는 김정일정부와 확실하게 협상해야 합니다. 그래서 쌀 백톤에 이산가족 한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십만톤의 쌀을 보낸다면 이산가족 천명이 만나야 합니다. 북한핵에 대한 폐기약속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한국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고 그 외에 보낼 식량은 두만강변에서 보내자는 것입니다.
두만강변에서 보내다 보면 중간에 조선족이 장마당에 식량을 팔아 떼어먹는 일도 생길 것입니다. 물론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조금 있더라도 북한의 간부층이 쌀을 배급받아 장마당에 쌀을 풀어 개인축재를 하는 것 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북한땅에 식량을 전하는 일을 하는 조선족동포들의 운동이 있어야 합니다. 먼저 동포들이 식량보내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리고 좀더 체계적으로 보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이런 일은 한국인은 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조선족동포들이 스스로 자금을 마련하여 북한동포를 돕는 일을 시작하면 그것을 보고 우리 한국인들이 열심히 자금지원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는 한국교회가 북한동포를 위해 모금한 돈의 삼분지 일은 조선족을 통해 지원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중국정부가 脫北난민을 강제송환하지 않도록 하는 운동을 전개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중국정부는 아무리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해도 강제송환을 중단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민들이 지난 몇 년동안 베이징올림픽까지 강제송환중단 촉구운동을 전개했지만 중국정부는 끝내 우리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한국인들은 절대로 중단할 수 없습니다. 지금 북한이 유지되는 이유는 중국이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금년 11월에 서울에서 G-20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이때는 중국에 도덕적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이때에 세계인권대회를 개최하여 북한인권문제가 세계최대의 인권문제임을 분명히 하고 나아가 중국정부에게 압력을 가하기 위해 50만명이 모여 북한인권대회를 개최하자는 계획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후진따오에게 압력을 가하는 일이 아무 결실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작년에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따오 주석에서 탈북난민의 문제를 언급한 이후에 중국동북3성에서 미세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탈북여성들이 합법적으로 중국에서 체류하고 자식들이 학교에 입학하는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운동하면 반드시 변화가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욱 열심히 중국정부를 압박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국민중에서도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나와야 합니다. 지금 중국은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제 더 이상 옛날의 중국이 아닙니다. 지금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2대 강대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내에서도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운동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이대로 가면 중국은 짧으면 5년, 길면 10년 내로 반드시 민주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미 중국에서 인권변호사가 나오고 있다. 인권을 요구하는 08헌장이 발표된 바 있고 매년 10만 건의 항의데모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국민으로 하여금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눈을 뜨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중국인들은 언론의 제약 때문에 북한인권문제, 강제송환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저는 파리 에펠탑앞에서 중국을 비판하는 집회를 했는데 그때 두명의 중국학생이 와서 항의를 했는데 알고보니 이들은 강제송환문제를 조금도 모르고 있더군요. 그래서 이제는 중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터넷으로 북한인권문제, 탈북자 송환문제 등을 알려야 합니다. 그래서 중국지식인들 중에서도 강제송환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어를 몰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조선족동포들이 이러한 일을 해야 합니다. 만일 개인에게 위험이 있을 수 있다면 한국국적을 가진 조선족들이 이 운동을 하면 됩니다.
저는 <북한동포를 돕는 조선족들>이란 단체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한동포에게 식량보내는 일도 하고 북한인권개선을 위해서도 일하자는 것입니다. 만일 이런 단체가 만들어진다면 우리 서울조선족교회가 사무실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북한동포를 돕는 일을 하다보면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중국에서 유랑하는 탈북여성들도 경제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또 중국에 버려진 북한인 2세 고아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입앙시키는 운동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면 북한동포를 돕다가 어려움에 빠진 중국의 조선족 공안도 돕고, 북한동포를 돕다 감옥에 갇힌 조선족도 도와야 합니다. 또 탈북여성을 인신매매하는 조선족을 응징하는 일도 해야 하고요. 그런 사람은 인터넷사이트에 사진과 이름을 올려서 영구보존을 해야 합니다. 할 일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제부터 조선족동포들은 북한동포 돕기를 인생의 가장 중요한 일로 삼아야 합니다. 왜 내가, 특별히 한국에 일하러 온 내가 구태여 북한동포를 도와야 하는가하는 의문이 나거든 최근에 성경책하나만 들고 북한에 들어갔다가 40여일만에 쫓겨난 청년 로버트 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청년은 북한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지만 북한의 국경개방과 정치범수용소의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 북한으로 들어갔습니다. 물론 그의 소박한 꿈은 무참하게 깨어졌고 그는 철저하게 북한정권에게 이용당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로 한심하고 바보같은 일이지요. 그러나 저는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로버트 박에게 배워야 할 점이 있습니다. 가장 처절한 참혹한 문제와 정면 대결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로버트 박에게 북한은 너무도 먼 나라입니다. 그러나 로버트 박은 북한인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생각했습니다. 그점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재미동포인 로버트 박에 비하면 조선족동포들은 북한주민과 너무 가까운 사람들이 아닙니까?
우리 조선족동포들이 한가지 분명히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북한인권문제, 북한기아문제 등을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문제는 바로 조선족이 감당해야 할 짐이라는 책임감을 자각하는 일입니다. 역사는 이렇게 사명을 자각한 사람들의 것입니다. 그리고 조선족동포들이 이 자각을 가지고 열심히 헌신하면 못할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동북아는 조선족의 무대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일에 여러분을 부르고 계십니다.
<북한동포를 돕는 조선족들>이라는 단체에 가입을 원하고 또 열심히 활동을 원하시는 분은 서울조선족교회나 동북아신문으로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2010년 3월 서 경석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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