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남자, 그리고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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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남자, 그리고 여자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0.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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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 최경창과 세번의 만남으로 사랑을 확인한 기생 홍랑은 남자가 죽자 그의 무덤 옆에 묘막을 짓고 얼굴을 스스로 훼손한 뒤 9년 동안 조석으로 상식을 올리며 시묘살이를 하였는데 이런 사랑이야기는 이제 호랑이가 담배를 피우던 옛날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의 여인들은 자기의 남정네들을 버리는데 너무나 익숙해졌다.

 1. 한 교연조에서 사업하다가 눈이 맞은 남녀가 있다. 남자는 5살난 아들을 두었지만 아내와 헤여지고 그 여 교원과 결혼하였는데 결혼 후 일 년도 안 돼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의사로부터 남편이 3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선고를 받자 임신 7달이던 아내는 병원에 가서 아이를 임신해버렸다. 그런데 반년이 지나도 남편은 암 환자 같지 않게 건강한 모습이였다. 아내는 남편의 치료비를 벌어온다면서 외국으로 떠났는데 또 3개월이 지나자 종무소식이 되였다. 목 빠지게 기다리는 아내가 돌아오지 않자 실성한 남자는 병이 더 가중해져 그만 몸져눕고 말았다. 

2.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외톨이 남여가 바람이 났다. 3층에 살고 있던 남자의 아내가 집에 돌아와 그 사실을 알고 심애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그만 죽어버렸다. 여인의 시체가 집밖으로 나갈 때 4층집 바람난 여인이 3층집 남자한테 손가락을 걲으며 ok라고 표시했다. 남자는 그런 여인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함께 쾌자를 불렀다. 그 여자의 남편마저 죽으면 두 ok가 될텐데 그 여자의 남편 목숨이 얼마나 길지? ………

 3. 한 대학교선생이 십년동안 헤여져 있던 아내를 만나려고 아들과 함께 일본공항에 도착했다. 남편을 만나도 반가운 기색도 없이 시큰둥해 있던 아내는 인사치례로 이것저것 묻더니 어느새 아들애를 데리고 화장실로 간다면서 떠나갔다. 근데 시간이 많이 흘러도 아내와 아들이 나타나지 않자 남편은 화장실까지 가보았지만 그림자도 찾지 못했다. 아내의 핸드폰도 꺼져있는 상태였다. 남편은 공항에서 기다리다 못해 호텔을 잡고 비자날짜가 다 되도록 기다렸지만 다시는 아내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첫사랑으로 맺어진 아내가 한 돌도 안 되는 아들애를 홀로 키우면서 고생한 자신을 차마 버릴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던 남자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차마 핸드폰을 끄지 못했다. 남편이 집으로 돌아온 한달만에 아내가 전화를 걸어왔다. 

“당신이 아들애를 키워줘서 고맙기는 하지만 더는 당신과 살 생각은 없어요. 당신의 은행계좌에 20만원을 넣었으니 보상금이라 생각하고 다른 여자를 찾으세요.”

박식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학생들과 교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선생님이였지만 일본에 갔다 온 후로는 수업시간외에는 두문불출했고 누군가를 만나도 인사조차 하기 싫어했다. 반년 후 그 선생은 자기집에서 동맥을 끊고 자살하고 말았다. 39살의 나이로.

 4. 외국에 나가서 몇 해 동안 돈을 벌던 한 부부가 있었는데 남편이 간 복수가 와서 생명을 다투게 되였다. 남편의 권고도 마다하고 아내는 돈을 벌겠다며 남편을 홀로 고향으로 떠나보냈다. 집으로 돌아 온지 얼마 안 되여 남산만한 배를 끌어안고 남편은 외롭게 저 하늘나라로 갔다. 남편이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고서도 아내는 가족들에게 달랑 돈만 부쳐 보내고 말았다. 

유언대로 아버지의 골회를 고향에 뿌리고 돌아온 아들은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 저는 줄곧 어머니를 존중해왔지만 이제 다시는 어머니라 부르지 않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돈을 버는 것이 나의 대학공부를 뒤 바라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지 마세요. 남편의 생사마저 염두에 없는 여자가 자식을 위한다면 누가 믿겠어요? 이제부터 저는 은행의 대부금으로 공부할지언정 어머니의 돈은 한 푼도 쓰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부터 우리 모자관계는 끝입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돈이 있는데 남편이나 아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버림에 익숙해진 이런 여성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양심이 없다고 질타한다. 언제부터 이렇게 갈대같이 돼 버린 것일까? 아무리 사랑이 3개월이란 말이 있다지만 그리고 내 삶은 누다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는 시체 말도 있다지만 이렇듯 쉽게 남편을 버릴 수 있는 것일까? 

남편을 헌 신짝처럼 차버리는 이런 여성들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한 것은 그녀들이 이 사회에 끼치는 위해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사랑을 너무 가볍게 보는 지금 젊은이들 앞에서 어른들은 더구나 깊은 반성을 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지금 자기만 잘살겠다고 남편이나 자식을 버리는 여성들도 있지만 한가정의 세대주로서 자기책임을 회피하고 아내의 등만 처먹는 남자들도 있다. 

A. 얼마전 나는 집 부근에 있는 카드기계가 있는 곳으로 돈을 찾으러 간적이 있다. 문이 고장난지가 오래됐지만 그날도 수리되지 않아 문이 열려있는 상태였다. 이미 들어간 두 남자가 오래도록 나오지 않자 내가 흘끔 들여다보았는데 한 카드에는 잔액이 26원이 있었고 다른 한 카드에는 10여원이 있었다. 그만한 액수의 돈을 카드로 찾을 수가 없자 그들은 할 수없이 나와 버렸다. 우리 집 부근의 단층집에서 사는 낯익은 얼굴의 40대의 남자들이였다. 

내가 기계에서 돈을 찾는 동안 두 남자는 밖에서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한 남자는 저금소에 가서 그 돈을 찾아서 국수를 사먹자고 하고 다른 한 남자는 물만두를 사먹자고 했다. 아직도 석탄불을 지피는 오막살이 같은 집에서 살면서도 일은 하지 않고 동네 할머니들과 어울려 잡담이나 하면서 빈둥거리던 그들의 모습이 너무 구차해보였다.

B. 한달전 동창생의 병문안을 간적이 있다. 소학교시절 반급에서 반장이였고 축구도 잘하고 인물도 잘난 동창생이였는데 냄새가 진동하는 한 양로원의 허술한 침대에 옷 한 오리 걸치지 않고 누워서 대소변을 받아내고 있었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동창생은 손에 빵 하나를 들고 있었는데 간병인이 입에 가져다 넣어주어서야 한입 떼먹었고 그다음에 또 턱을 움직여주어서야 조금씩 씹기 시작하는 것이였다. 

아들애를 대학에 보내느라 고향에 돌아왔던 아내는 자기가 외국에서 돈을 버는 동안 술로 망가져버린 남편이 보기 싫어서 다시 한국으로 나갔다. 이에 상심한 동창생은 혈압이 오르면서 중풍이 왔다고 한다. 아내가 한국에서 돌아와 남편을 병원에 입원시키고 간 후로는 다시 전화한통도 없었고 돈 한푼 보내오지 않았다. 친척들이 그녀한테 전화로 사정이야기를 했더니 그녀는 자신이 아들을 책임지는 것만도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하면서 다시는 남편 때문에 전화를 하지 말라고 매정하게 전화를 끊었다. 

약 한알 먹지 못하고 점적주사 한대 맞지 못하고 허술한 양로원식사에 의거해 살다보니 이제는 동창생이 몇번이나 재풍이 왔는지 모른다. 불경기로 이미 문을 닫아버린 직장에서는 동창생의 사정을 봐서 일년동안의 양로금을 대주었고 그 후 친척들과 친구들이 돈을 모아 반년동안의 양로금을 물어주었지만 앞으로는 누가 그의 양로금을 이어댈지 알 수가 없다. 

C. 외국에 나가서 오래동안 있다가 돌아온 50대의 한 남자가 있다.

비록 남편이 아내한테 생활비만 보내주는 정도였지만 아내는 돌아올 때 목돈을 쥐고 오리라 믿었기 때문에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공항에 마중나간 아내는 하마트면 자기의 남편을 알아보지 못할 뻔 했다. 남편의 번대머리는 간곳이 없고 인공으로 된 머리를 심고 있었으며 옷도 얼마나 빼입었는지 주눅이 들어 곁에 설수 없을 정도였다. 집으로 돌아와 남편의 트렁크를 열어본 아내는 또 한번 쇼크를 받았다. 남편의 옷은 유명한 패션으로 된 서복과 와이셔츠만도 11벌이나 되였지만 아내와 딸애한테 사온 선물은 너무나 초라했다.

 농촌에서 자라서 멋 부릴 줄 모르던 남편 때문에 속 끓이던 아내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외출할 때 남편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쯤에서도 아내는 참아줬는데 외국에서 돌아오던 날 저녁부터 한 여자의 전화가 끊기지 않았다. 남편은 아침에 옷을 갈아입고 나가면 저녁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았고 잠자리에 들면 여자의 분 냄새와 향수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내는 참을 수 없어 남편한테 따지고 들었는데 남편은 아무런 꺼리김도 없이 외국에서 동거했던 여자와 함께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제 집으로 돌아왔으니 관계를 끊어야 하지 않는 가고 했더니 자기는 절대 이혼할 생각은 없으니 아내더러 잔소리 말고 잠자코 있으라는 것이였다. 아내한테는 외국에서 돌아와서 겨우 2천원만 내놓던 남자가 그 여자가 새로 식당을 개업하자 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뻔질나게 식당으로 출퇴근을 하던 남편이 어느날 그녀의 남편한테 두들겨 맞아 얼굴이 잉크색이 되여 돌아왔다. 담이 약한 남편은 더는 그녀한테 갈 수 없게 되자 밤마다 잠자리에서 아내한테 해괴망측한 체위를 요구하면서 온밤 아내를 못살게 굴었다. 열 받은 아내가 남편을 방안에서 쫓아냈는데 그때부터 남편은 안마방으로 쏘다니다가 그만 성병에 걸려 병원치료까지 받게 되였다. 그러면서도 아내한테 하는 말이 “당신이 내 요구대로만 해줬어도 내가 이런 병에는 걸리지 않았을 텐데..”라는 것이였다.

가차없이 남편을 버리는 아내들을 원망하기에 앞서 우리의 남정네들이 제구실을 하고 있는지 한번쯤 숙고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성들이 눈이 높아져 자기네들을 깔본다고 원망하지만 이런 남자들이 과연 여성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까? 이런 남정네들을 믿고 살다가는 여자의 인생이 엉망이 되고 고생문만 열릴텐데… 멀티미디어시대를 맞아 세상에 활짝 눈 뜬 아내들이 옛날처럼 시비곡직 불문하고 얌전히 참으면서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남자들한테 실망하고 독신을 고집하는 여성들을 보면서 남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믿을만한 남자, 매력 있는 남자를 찾아서 새 생활을 시작하려는 여성들을 누가 말릴 수 있을까?

오직 아내든 남편이든 자기의 책임과 의무에 충실한 때만이 그리고 서로가 사랑의 터전을 알뜰히 가꿔갈 때만이 행복이 깃들 것이다.

한민족신문/연길시 방송국 박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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