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임호일(43)씨는 최근 너무나 억울한 일을 겪었다. 출입국 관리소에서 귀화신청 자격이 된다며 귀화를 권유해 귀화를 준비해오다 최근에 출입국으로부터 귀화 자격이 안된다는 통보를 받은 것.
임씨는 작년 10월 외국인 등록증 연장을 위해 출입국 관리소를 찾았다가 자신이 귀화신청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리소 직원이 임씨의 서류를 보고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아버지의 호적이 한국에 있고 8촌 이내의 친척도 있기 때문에 귀화신청이 가능하다"고 귀화를 권유하며, 직접 임씨가 준비해야 될 서류목록까지 상세히 가르쳐준 것이다.
한국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는 직원의 말에 임씨는 뛸 듯이 기뻤다. 그 길로 임씨는 귀화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두 달에 걸쳐 친인척 관계 증명을 위한 유전자 검사도 했고, 지방에 있는 친척들을 찾아다니며 고생한 끝에 귀화신청 서류를 모두 작성했다.
모든 서류가 준비되자 임씨는 지난 1월 18일, 서류를 가지고 출입국 관리소를 다시 찾았고 귀화신청이 불가능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귀화 신청을 하려면 한국에서 3년 간 합법적인 체류를 해야 되는데 임씨는 그 기간이 미달되었던 것이다.
너무 억울한 마음에 임씨는 귀화를 권유한 직원을 찾아 어떻게 된 일이냐며 따지자, 직원발뺌을 하며 자신은 절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임씨의 항의를 무시했다.
임씨는 "처음부터 귀화 권유를 하지 않했더라면 두 달 동안 이렇게까지 준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와서 그런 적이 없다고 잡아떼니 힘 없고 우리는 도대체 어떡해야하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임씨는 귀화서류를 준비하는 동안 하던 일도 모두 그만 두고 복잡한 귀화 서류를 준비하는데 매달렸으며, 유전자 검사 또한 100만원 정도가 들어 서류 준비에 2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 직원이 누구인지 이름도 모른다는 임씨는 "전에도 느꼈지만 이제 대한민국 정부의 기관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며 "귀화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너무나 기뻤는데..."라고 한숨을 쉬며 발길을 돌렸다.
중국동포를 비롯 외국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감싸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출입국 관리소 직원의 생각 없는 업무태도가 한 중국동포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채 불신이라는 큰 오명을 남기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