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조선족과 한족, 설날에 손을 잡았다
상태바
재한조선족과 한족, 설날에 손을 잡았다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0.02.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조선족노인들에게 예배를 올리는 한족 결혼이민자들
[서울=동북아신문]이동렬기자= 국내체류 조선족과 한족 간의 반감과 갈등 해소를 위한 화합과 공존의 설날 행사가 서울 가리봉동 중국인교회(대표 최황규 목사)에서 열렸다.    
 
▲ 선언문 낭독자 짜오위메이

이번 행사는 한국사회가 다민족,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조선족동포들이 한족을 멸시하고 천대거나, 한족이 조선족동포들에 대해 불신하고 반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 하에서 이들의 “화합과 공존”을 도모하기 위하여 서울중국인교회 최황규 목사와 김일남 선생의 기획 하에 개최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족을 대표하여 결혼이민여성 중국여성(한족) 짜오위메이가 두 민족 간의 화합과 공존 선언문을 낭독하였고, 조선족 노인정 김시진 회장이 조선족 노인들을 대표하여 “두 민족 간의 화합과 공존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였다. 이어, 결혼이민중국여성들이 조선족 노인들에게 세배를 하고 조선족 노인들과 한족들이 화합과 공존의 손잡기를 하면서 “우리는 한집안 식구이다!”는 구호를 외치는 등 식순으로 진행하였다.  

행사 마직막 순으로 서울중국인교회 교인들(한족)이 대림동에 있는 국내 유일의 조선족 노인정의 조선족 노인들(25명)을 모시고 떡국을 대접하였다. 행사비용은 중국교인들이 1만원씩 내서 치러졌다.

주최 측은 이 활동을 반목, 질시, 긴장과 갈등을 넘어서기 위해 ‘반걸음'(HALF STEP) 서로 다가가 화합과 공존을 위한 행동이라고 규정하면서 '반걸음 다가서는 사람들의 운동'(half step people movement)라고 명명한다고 밝혔다. 한 번에 '백 걸음'을 다가서는 것은 힘들지만 반걸음씩 다가서고 반걸음씩 양보하고 반걸음씩 이해하고 포용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라고 설명했다. 

▲ 한족 결혼이민자 여성분이 조선족노인에게 떡꾹을 대접하며 손을 잡고 환담을 하고 있다.

 

재한 조선족과 한족의 화합과 공존 공동선언문

조선족(중국동포)과 한족(중국인)은 다 같이 중화인민공화국의 공민입니다. 현재 한국에는 조선족이 45여만 명 한족이 20여만 명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조선족과 한족 사이에 긴장과 갈등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 사는 인간이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역사적으로 항상 민족과 종족간의 전쟁이나 갈등은 늘 있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를 보면 끊임없이 종족간의 전쟁이 발생하고 살육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참으로 비통한 인간의 현실입니다. 아시아의 近世史를 보더라도 나라와 민족 간의 전쟁이 아시아인에게 고통을 주었습니다. 일본제국주의의 한반도 침략으로 인한 한국인의 고통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이로 인해 중국 동북삼성에 형성된 조선족 공동체를 우리는 압니다. 그 후 6.25전쟁으로 인해 중국과 북한에 대한 한국인의 증오, 남한과 미국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증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념의 장벽이 사라지면서 한국과 중국은 수교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소수민족으로 살던 조선족은 고국을 찾아와 감격의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한족(중국인)도 한국으로 결혼해서 오거나 돈을 벌려고 오거나 유학을 위해 왔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불행한 역사로 인해 서로 간에 마음 속에 응어리진 것들이 완전히 녹지 않고 남아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이로 인해 표출되는 반감과 갈등을 우리는 종종 겪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일을 수수방관해야 합니까? 우리 인간은 의식과 의지를 가진 존재입니다. 우리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 반감과 갈등을 해소하과 화합과 공존을 위해 행동해야 합니다. 한국에 사는 조선족과 한족의 미묘한 갈등을 우리가 함께 손잡고 해소하는 길을 간다면 우리의 관계가 더한층 성숙해지고 한국사회도 더욱 안정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화합과 공존의 상징으로 매년 설날 이 행사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조선족과 한족이 화합과 공존을 위해 '반걸음'씩 다가서는 운동을 할 것임을 선언합니다. 우리의 이러한 작은 발걸음(half step)이 다민족,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사회에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화해와 공존을 위해 반걸음씩 다가서는 운동을 '반걸음 운동'(half step people movement)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pys048@hanmail.net

[저작권자(c) 동북아신문(www.dba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