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정신과 봉사가 중요…동포가수들도 인정받을 때가 왔어요!”
상태바
“프로정신과 봉사가 중요…동포가수들도 인정받을 때가 왔어요!”
  • 이동렬
  • 승인 2010.01.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중연예인클럽’ 김 대현 회장을 찾아서 [이동렬 기자의 방문기]

 

▲ 한중연예인클럽 김 대현 회장

[서울=동북아신문]이동렬 기자=‘한‧중연예인클럽’의 김 대현 회장은 특이한 매력을 가진 사업가이다. 마라톤선수 출신 특유의 정신력과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는 와중에 정말 쉽지 않은 연예인클럽을 관리하는 매니저다운 날카로운 눈빛에 기자는 잠깐 매료됐다.  

얼마 전 기자는 김 대현 회장을 취재하며, 지난해 12월 30일 저녁에 있은 ‘제10회 한국연예문화예술대상 시상식’을 떠올렸다. 그 럭셔리한 분위기의 무대와 스타들의 화려한 연출, 다양한 음악과 가요계의 스타들을 만나볼 수가 있어 너무 좋았던 밤무대, 한국 육군중장을 비롯하여 자치지방 시장, 국회의원, 유명가수 등이 수상하는 가운데 중국동포 가수 몇 명도 함께 시상을 받는 광경을 볼 수 있어 너무 감동했던 시간이 있었다.

‘베이징쇼제(북경아가씨)’를 불러 선풍적인 인기를 끈 찐웨늬(김월녀) 가수와 법무부 홍보대사 최연화 가수, 한양대에서 성악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연변대학 최성룡 성악교수 등은 국회의원 명의로 된 가수상을 받았고, ‘(주)풍경이 있는 여행사’의 박용기 사장도 봉사상을 받았었다. 일반적으로 연예계 각 부문 연말 대상자의 숫자가 4개 정도이기에 한국 유명가수들도 평생 3~4개의 상 밖에 받지 못한다는 설이 있다. 따라서 이번 수상은, 보수성이 강하고 배타적인 한국연예계에서 중국동포 가수들이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연예인 중앙에서 입상한 사례로서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  

▲ 지난 해 12월30일 '제'10회 한국연예문화예술대상 시상식'에서 김대현 회장과 찐웨늬(김월녀) 가수가 포즈를 취하다
김 회장은 “중국동포 가수들도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인정을 받고 당당하게 가수생활을 하게 될 때가 왔다”하고 말했다. 그는 ‘한‧중연예인클럽’의 명의로 직접 시상위원회를 찾아가 중국동포 가수들을 강력 추천하였고, 이는 곧 ‘한국연예문화예술대상 시상식’을 다문화와 글로벌화한 시상식으로 발전시킨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었다.  

김 회장의 스케줄은 항상 빡빡하다. 매년 ‘한중문화예술축제’, ‘중국여성부녀자의 날 행사’, ‘한가위 대잔치’ 약 10회 정도. 교도소, 정기적인 장애인, 양노원 등 공연 10회 이상, 그리고 해외에도 많은 공연을 기획해야 한다. 1999년부터는 중국에 자전거 약 5천대, 축구공 약 2만여개 등을 학교나 단체에 기증하고 문화교류 및 봉사를 해오고 있는 중이다.

2008년에는 동포 관련 단체 및 신문들과 장충체육관에서 ‘중국동포초청 한가위대잔치’를 개최하였으며, 또 한중동포신문 주최 OBS경인방송 촬영에 가수 현철, 박상철, 현숙 등 인기 연예인과 함께 하였고, 중국전문 신문 신화보사와 ‘춘절노래자랑’, ‘지구촌 사랑나눔 설날 큰 행사’를 주관하여 올림픽체육관에서 세계 각국의 노동자들과 함께하며 큰 기쁨을 주기도 하였다.

현재 ‘한‧중연예인클럽’에 등록된 가수는 140여명인데 그중 찐웨늬(김월녀) 등 중국동포가수가 20여명, 김혜영 등 탈북가수도 여러 명이 있다. 한국 가수로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오승근, 길정화 등이 특별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소속사가 있는 가수들은 특별회원의 자격으로 공연이 있을 때마다 컨셉에 맞춰 합류를 해서 공연에 참가하게 된다.

김 대현 회장은 중국동포 가수들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우선 사명감을 갖고 노래를 부르도록 독려하며 댄스, 맨트까지 준비해서 무대 위에서 끼를 보여주도록 한다. 즐기자고 공연하는데 가수라면 펑펑 울어주든가 몸을 비틀고 흔들며 웃어주든가, 정서적으로 끌어준다든가 해야 한다는 것이 주장이다. 가수 의상만 맞추자고 해도 한 벌에 100만원 이상 드는데 쇼를 할 줄 몰라 되는가? 그런데 중국동포 가수들은 가창력은 뛰어나나 기교가 부족해서 관객을

▲ 중국동포단체들과 함께 진행한 행사 포스터
짠하게 끄는, 재치 있는 매력을 발산할 줄을 모른다. “그래서 인내를 갖고 무대 위에서 끼를 발휘하도록 열심히 독려하지요!”하고 김 회장은 말했다.

‘한‧중연예인클럽’에 회원가입을 하면 무대 등단을 통해 알려지고 인정을 받게 되며, 클럽에서 추천을 하면 가수음반을 출판할 수 있다. 찐웨늬, 최연화, 최성룡 등 가수들도 이미 CD를 발급했거나 CD출판 준비 중이다.

현재 김 회장은 강남과 목동, 대림 등지 (주)새별여행사에서 발생되는 이익금 전부를 봉사나 공연활동에 쓰고 월급 한 번 받아서 쓴 적이 없다. 무명가수들이 설 자리가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마음에 진 양심의 빚을 갚기 위해 동포단체들의 행사에 성원한다.

김 대현 회장의 고향은 김종필 국회의원과 같은 충남 부여 출신이다. 그는 일찍 SEJIN무역상사에서 8년간 일본하고 무역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벌었으나, 뜻하지 않은 풍파로 17억원의 빚을 지고 1년간 어려운 생활을 하기도 했다. 아흔 고령의 모친이 아들의 꼴을 보기 싫다고 쥐약을 먹고 죽겠다고 해서 그는 정신 차리고 1년 반의, 재기의 시간을 갖게 됐다.

비행기 티켓 살 돈도 없이 중국에 건너간 그는 우연히 핸드폰 장사를 하는 조선족 동포를 만나 아무런 신용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1만 달러의 도움을 받아 8개월 후에는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었다. 또 한 번은, 중국교포가 7만 위안을 투자하여 함께 손을 잡고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국가에 자동차 부품, 악세사리, 향수 등 무역을 하여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2006년 초, 그는 친구들의 권고를 받고 여행사 사업을 하면서 가수들과 인연이 되어 연예인클럽을 만들었다. 여행사 사업을 하면서 그는 마음에 진 빚을 갚기 위해 서울주재 연변TV 이호국 국장의 도움을 받아 교포친구를 찾으려고 애를 썼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것이 제가 봉사활동을 하게 된 원동력이었는지 모르지요!”하고 김 회장은 말했다.

▲ '제10회 한국연예문화예술대상 시상식'이 끝난 후 한중연예인클럽  가수 및 한국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천재와 봉사는 타고 난 것이다!”는 말이 있듯, 그는 중국동포들에게 봉사정신을 강조하였다. “이 바쁜 대한민국에 와서 하릴없이 거리에서 노는 중국동포들을 보면 이해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유대인들은 시간만 나면 우량한 자기 유전자를 후대에 남겨주기 위하여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봉사의 의미를 다시 강조하였다.

김 회장은 재한조선족의 단체들도 이제는 스스로 연예활동을 조직할 때가 됐다면서, 당당하고 떳떳하게, 스스로 일어나서 활동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하였다.

취재가 끝나자 기자는 법무부 홍보대사 최 연화 가수와 잠깐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최 가수는 이번에 가수상을 수상한 것과 관련, “앞으로 열심히 하여 음반도 내고 상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김 대현 회장이 “중국동포들을 많이 보살펴 주고 좋은 일도 참 많이 하고 있어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대현 회장은 마라톤선수 다운 프로정신과 아름다운 봉사정신 및 나눔의 미학을 가진 사업가이다. 그러나 또한 냉정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동포들에게 “돈만 쫒다가는 가족과 인생을 망칠 수 있다”고 일침을 놓는다. 정말 귀담아 두어야 할 말이다. ‘한‧중연예인클럽’은 김 대현 회장이 있어 더 행복한 나날이 기약되어 있을 것 같다.

pys048@hanmail.net

 [저작권자(c) 동북아신문(www.dba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