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자 신작시] 파란심장의 녀인 (외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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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자 신작시] 파란심장의 녀인 (외1수)
  • 송미자
  • 승인 201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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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심장의 녀인(외1수)

송미자


이제
내 우주에서
탈수있는 것은
삼천도 빨간 불길로
다 타버리고

이제
내 우주에서
더는 탈수 있는것 없어
륙천도 파란 불꽃
심장 하나만 남았다

당신
가스렌즈 버튼스위치를 켜시라
하나의 심장이 쪼개져
피여오르는 파란 항성의 모음

당신
렌즈위에 냄비를 얹으시라
나의 피 나의 살 나의 뼈
그대로 파랗게 피여오르면
당신도 파랗게 달아오르자
그러면 이카루스가 되어 여린 날개짓으로
태양을 향해 날으던 우리의 아이들도
이땅에서 파랗게 질주할것이다

피여나는 파란 심장이
어느 한 순간 스르러진대도
달아오른 파란 몸체는
만고의 암석으로 굳어지고
질주하는 파란 령혼은
천고의 강물로 흐르거니

당신
우리 다시 한몸이 되자
이글거리는 태양의 차고 더움을
골고루 반죽한 작열없는 지구가 되자


석 류


살갗 숲을 헤치고
피의 강을 건너
뼈의 관문을 지나
골수의 해양을 너머
육안밖의 마음의 미세(微細)까지
그대로 보여 드립니다

봄이 오면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열매로 맺혀
가을에 무르익기까지
호박의(琥珀)영겁을 겪어왔습니다
뜨거운 해볕의 애무에
더는 숨길 것 없어
스스로 초록 옷 벗고
스스로 빨간 몸마저 짜개여
다이야몬드보다 빛나는
투명한 령혼 그대로 몽땅
활짝 피워 드립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인제야 알았습니다
불혹의 녀자는


-연변문학 2009년 10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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