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비워 달라는 소리를 들은 나의 대답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 하였지만 실지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세집을 들어 살아본 사람중 떠나기 싫은 집, 정이 든 집을 떠나가는 심정을 겪어본 사람은 다 알고 도 남음이 있으리 ...
연 이틀 이사로 고민 하고 속을 썩여도 별다른 묘책이 없는지라 그대로 인터넷을 두지고 뚜지던 끝에 전화 번호에 몇개를 메모하고 연략하고 실천에 옮기고 발걸음을 다그쳤다.
마침 회사일도 금년도 다 저물어 가는 막달 하순인지라 일거리도 별로 없고 하여 말미를 맡고 집찾아 발품을 팔았다. 금년들어 제일 추웠다는 날씨도 아랑곳 하지 않고 신당, 약수, 청구 올리뛰고 내리 뛰고 하였다.
신당에 있는 원룸은 신건인데 아직도 내부 장식중인데 10평에 거금 칠천이란다. 청구에 있는 옥탑방은 방두개에 꽤 큰 방이 였으나 내부 구조가 이상하고 천정이 너무 낮고 원래 옥탑방 살이를 몇년 해본 경험이 있는 난 별로 내키지 않았다. 옥탑방은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고 ... 후~휴~ 크기에 비해 전세값은 오천이라 꽤 괜찮은 편이나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대로 약수 쪽으로 발걸음을 재우쳤는데 ...그쪽은 집은 꽤 크고 좋은 집이 편이였지만 너무 산쪽이라 ...
그다음 금호동 쪽에 빌라에 향하였는데 ... 거기는 주인이 직접 웃층에 살고 있어서 그대로 우리를 맞아 집문을 열어 주는데 ... 너무나 젊디 젊은 주인이였다. 혹시 주인의 딸인가 하여 부동산 중개인이 물었더니 아니란다. 이건물은 자기의 소유이고 윗쪽에 큰 건물이 제어머니꺼라나
오 ~ 부자구나 난 속으로 감탄하였다.
난 글쎄 그렇겠지 어쩐지 강아지, 아니! 애완견을 안고 다니는 폼부터 富티가 철철 넘치였다. 더욱이 이추운 겨울에 반바지 차림에 외투로 위에만 감싸고 애완견을 단아하게 안은 모습을 보니 ... 오 ~ 이런 여자 얻은늠은 ... 하고 속으로 엉뚱한 생각도 꿈꾸어졌다. 이런것을 두고 백일몽이라고 하는가 ?
집자물통 뚜겅을 새빨간 메니큐를 바른 식지로 꽁꽁 끙끙끙 누루니 아름다운 멜로디 소리가 나며 빠라 빠라 빠밤빠 하며 열리는 도어록! 난 조심스레 젊은 주인녀의 뒤를 따라 방에서 흘러 나오는 그윽산 햐기를 맡으며 방구경을 하는데 ... 머 그대로 휙 둘러 보아도 멋진 방은 틀림이 없었다.
그런데 돌아서 나오는 우리를 향해 그녀의 나어린 집주인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 도대체 누가 여기 올분인 가요. " 아마도 우리가 남자 셋이 집구경을 왔으니 묻는 말이였다.
부동산 중개인이 바삐 나를 가리키며 이분이 얘요.
나도 덩달아 바빠서 변명하였다. " 우린 다만 두 부부가 사는데요." 주인이 물어 보기전에 준비한 나의 대답이였다
이집에 도착하기전에 옆에 함께 전세집을 찾는 동탄에서 왔다는 한국분이 입을 열었다
"그집이구만요. 전번에 신혼이 아니면 싫다던 집 말입니다." " 예, 맞습니다. "
그러고 보니 나처럼 집을 얻으려 다니는 분은 이미 이집을 구경하고 집주인의 이상한 요구조건을 들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한국분의 솔직한 말 : "애들이 있고 자페아가 있다"는 말에 그여주인이 이집은 신혼부부 아니면 세를 주지 않는다고 하였던 모양이였다.
그래서 그분은 그집에 들어 가지도 않았고. 부동산 중개인 두명이 나와 같이 그집 구경을 하였던 것이다. (요즘 부동산에서는 서로 전화로 연략하고 함께 소개도 함)
난 그분의 그 신혼 부부를 요구 한단 말을 듣고 다급히 둘러던 나의 잠꼬대 같은 헛소리였다.
그러나 그녀가 나를 쳐다보며 하는 말에 난 그만 얼굴이 홍당무가 되였다.
"우린 이집에 들어 올 사람을 관상을 보아요."
난 어이 없었다. 전세를 맡고 들어 가는데 무슨 관상을 본단 말인가 듣다 첫소리였다.
자페아가 있다고 하니 신혼이 아니면 주지 않는다고 ... 우리는 부부만 산다고 신혼이나 다름이 없다고 하니 관상을 본다고 둘러 대는 집주인이였다.
얼굴이 홍당무가 되여 돌아서 나오는데 부동산 중개인이 말문을 열어 한바탕 그여주인이 4가지가 없다고 욕설을 하더니 나한테 물어 온다.
" 어떻게 집이 마음에 들어요? " 집이 마음에 들면 어떻게던 집주인을 설득한단다.
아 ! 아니요. 난 이 세집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들어 설때 부터 풍기는 향기 때문이 아니라집안의 꾸밈새와 더불어 가지 가지 가 마음에 들었다 나도 요렇게 살아 봐야지 하는 나의 생각이였었다.
그러나 그이쁘고 젊은 주인 아가씨의 그 관상을 본다는 말에 난 그만 헛구역질이 났다.
처음에는 그렇게 이쁘던 그여주인이 미워졋다. 똑마치 그녀가 안고온 그 강아지새끼 입처럼 뿍삐져 나온 입도 처음에는 그렇게 이쁘고 섹시하던 입이였는데 ... ㅎㅎㅎ 그만 어쩐지 여우 입처럼 요사하게 떠올랐다.
어쩐지 그집주인은 4가지가 없었다.
가진 게 돈밖에 없다는 인간은 이런 나어른 4가지가 없는 sus놈들을 일컬는 말이리라.
금년도 다가는 막달에 난 이런 4가지 없는 sus을 만나서 기분이 상했다. 어쩜 올해는 막달까지 이렇게 ... 재수가 없을까
호랑이년엔 정말 이런 4가지 없는sus을 만나지 말아야 쓰겠는데 ...
고 이주일씨의 명언이 떠오른다.
" 못 생겨서 미안 함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