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의 맵짠 추위는

유명한 조각가

시골 초가의 여섯장 유리창에

북국의 풍경 멋지게 새겼었다.

이른봄 진달래 한들한들

소녀의 노래 간드러졌고

한여름 란초 우거져

새색시 희망 부풀었고

가을빛 단풍 울긋불긋

볼혹의 녀인 사랑을 태웠다

무연한 들판

총각은 <이라-> 밭갈이 재촉했고

웅위한 산악

사나이는 풍채로 호랑이를 길들였고

밀려오는 파도

로인은 흘러간 옛이야기 끝없었더라

엄동의 맵짠 추위는

유명한 조각가

시골 초가의 여섯장 유리창에

복국의 풍경 멋지게 새겼었다

눈 내리는 날은

눈 내리는 날은

빨간 옷을 입고 싶다

새하얀 저 허허벌판에

한점의 피로 뿌리우고 싶다

눈 내리는 날은

빨간 옷을 입고 싶다

새하얀 저 숲속 가지들에

한송이 꽃으로 피고 싶다

눈 내리는 날은

빨간 옷을 입고 싶다

하얗게 질린 시린 마음들에

한가치 성냥불로 켜지고 싶다

눈 내리는 날은

빨간 옷을 입고 싶다

차거운 하늘속 헤염치는 태양에

한오리 정열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