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서체에 대하여

한글 창제 직후에 나온 《훈민정음》 《용비어천갬 《월인천강지곡》 《석보상절》 《동국정운》 등의 판본에 쓰인 글씨체는 독특한 구성과 필법을 갖고 있어, 처음부터 하나의 체를 이룬 가장 오래된 서체로서 판본체 혹은 정음체라고 하는데 궁체보다 먼저 형성된 가장 오래된 서체이다. 그러나 실제 붓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궁체보도 훨씬 늦은 1940년대이다. 판본체라는 정의를 처음 내린 것은 한국의 서예대가 일중 김충현(고)선생이다. 일중선생은 "훈민정음과 용비어천가를 본받아 쓴 글씨를 판본체 혹은 고체라고 한다"고 하였으며, 판본체를 최초로 붓으로 써서 우리글의 전통 서체를 이루게 하였다.
일부에서는 판본체(板本體)를 훈민정음 반포와 더불어 동국정운이나 월인석보 등에 처음으로 쓰여진 글씨체라하여 반포체(頒布體)라 일컫고 있으며 때로는 고어체(古語體), 정음체(正音體), 판각체(板刻體)라고 부르기도 한다.
판본체의 가장 큰 특징은 <훈민정음 designtimesp=12652>의 창제원리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자음은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딴 창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으며, 모음은 천,지,인을 상징하는 < . ㅡ ㅣ>의 형태를 그대로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궁체와는 달리 글씨의 중심이 중앙에 있어 좌우대칭을 이룬다는 것이다. 때문에 중후하면서도 반듯한 느낌을 준다.

중국에는 판본체라는 용어 역시 한중 수교이후 서예교류를 통해 들어왔다. 처음에는 북한 서체명을 따라 파임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는 했으나 서체가 뚜렷이 구분된다. 즉 파임체는 한자 예서체와 전서체의 필의로 쓴 것이기 때문에 판본체와는 차이가 컸다.
판본체는 현재 중국동포 서예가들 사이에서 가장 사랑받는 서체로 자리 잡았다. 한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중에서 5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