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칠한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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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칠한 무덤
  • 이정숙
  • 승인 2009.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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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의 삶의이야기>

용정에서 30년 전에 유행하던 우스개이다. 멋내기 좋아하고 허영심이 많은 어떤 사람에게 돈이 생겼다. 맨 먼저 해빛에 눈부시는 금이빨을 하고, 번쩍이는 손목시계를 차고는 뽐내기에 바빴다. 하루는 국수집에 갔다. 금니를 보이고 싶어서 "극스 있슨둥?" 하고는 왼쪽 팔소매를 쓱~ 걷어 부치고는 국수사발(대접)을 받았단다.

수십년전과 비해 오늘날 물질문명에는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났지만 사람의 심리는 여전한것 같다. 꼴똑 들어찬 물은 소리 없건만 반통짜리는 철렁철렁 요란스럽다. 학문있는 사람들은 연구하느라 바쁘고 나처럼 무식한 사람이 떠들기를 좋아한다.

진짜 부자 마나님은 티를 내지 않아도 세상이 알아주니 든든한 마음에 참깨 반지 하나로만 단장한다. 악세사리 살 돈만은 있는 여인들은 테두리 안경을 걸었건만 덜렁거리는 큰 귀걸이, 덜미가 아플 커다란 목걸이, 반지, 손목걸이로 요란하게 치장하는 것으로 과시하려 한다. 누가 알아봐 주지 않을가 걱정이 되어서!

그래도 반통들이 물이나, 번쩍이기만 하는 액세사리는 害가 안되니 봐 줄만한 내숭이다.

말세로 치닫는 세상이라 권위제일, 물질만능을 매일 고취하여 배금(拜金)주의가 팽배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눈쌀을 찌프리게 하는 것이 있다. 축복 받게 태어나서 어중간한 재능에, 인성교육을 받지 못한 일부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 존중, 겸손은 구중천에 팽개쳤다.

혼자만을 알고, 혼자만을 위하는 썩어빠진 돼지의 교만한 마음을 돈, 학력, 직위로 새하얗게 회칠하고는 새벽마다 꼬끼오 홰를 치는 닭, 풀만 먹고 우유를 내고 우직하게 일만 하는 소를 게으르다고 무능하다고 삿대질한다.

개화시킬 책임을 지지 못해 부끄러워 하기는 커녕 꿈틀거릴 틈도 주지 않고 단마디로 무식하다 콱 짓밟아 놓는다. 그로해서 자신의 똑똑하고 지적인 매력이 마이너스로 되는 줄은 미처 생각 못한다.

진짜로 된 사람, 될 사람은 그러지 아니하는 줄로 안다. 혼자 안다 나발 불지 않고 멘토로 되는 줄로 안다. 사회에서 가져온 재산, 다른 사람에도 몫이 있는 "지구의 자원"을 혼자 움켜쥐고, 희떠운 소릴 치지 않는 줄로 안다.

"하나님은 벌 받아야 할 인간을 파멸시키는 도구로 교만과 낙담을 이용하신단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 허세를 부리고, 조롱, 멸시할 것이 아니라 자기의 달란트로 소외된 사람들을 포용하고, 이끌어 주어야 세상에서 의젓하게 한자리할 줄로 안다.

기초돌들이 첨탑을 받들어 빛나게 하는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싱크탱크들의 의무와 책임이다!

얼방디 짱개란 한 애는 죄 많은 인간이 불합리한 체재를 이용한 온갖 부정부패. 도를 넘는 빈부격차, 힘없는 公民들의 신음을 커다란 덩치의 무덤과 오색령롱한 네온사인으로 회칠하고는 혼자 잘난노라 같은 핏줄이라도 눈에 보이는 대로, 시비도리 없이 마구 깔아 뭉갠다.

유치한 항국이란 애는 고속성장한 국가 브랜드에 걸맞지 않게 개인 매력지수가 꽝이면서도 자기가 국가대표인 줄로 착각하고 무조건 남을 비웃고 감 놔라, 배 놔라 야단만 친다.

그러나 진짜 한국과 중국은 말이 없다. 서로가 손을 잡아야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동반자 관계임을 알기에 서로가 힘이 되고자 한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너도 나도 회칠한 무덤을 깨 부수고 백화가 만발하는 꽃밭으로 만들어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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