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论과争]내 조국은 어디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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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论과争]내 조국은 어디메냐?!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9.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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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더러 "네 조국은 어디메냐?" 고 묻지를 마소! 조국=어머니라는 가슴 부풀어야 할 아름다운 단어 앞에서 되레 머리가 빠개진다오. 마음이 알찌근해지고 서글퍼진다오. 귀속감 없는 인간의 비애를 뉘라서 알가나?! 돌싱이 아니면 말을 마소!

중국에서 40년, 한국에서 10년 밥 먹고 나니 신경이 세모, 네모로 부터 바늘같이 예민해져 안정된 자세를 취할 수 없다오.

제일로 사랑하는 한국이지만 감히 사랑할 수 없고, 제일로 밉고 챙피한 북한이지만 자나깨나 눈에 밟히오. 선거권도 없고, 애틋한 정은 없지만 부강하길 바라는 중국이라오.

오늘도 "내가 묻힐 곳 (마음의 안식처)은 어디메냐?!" 며 유리벽에 부딛치는 파리처럼 몇 년째 앵앵 거린다오.

단순 유치한 것 같지만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는 질문

"한국과 중국이 경기하면 어느나라를 응원해유?"

나의 대답이오.

1. 한국

사람이 피는 못 속이오. 88년 올림픽, 90년 월드컵부터 오늘까지 흔들림 없이 한국만을 응원했소. 중국인들에겐 황산, 황하가 중천근(重千斤)이지만 내 마음엔 한국의 산과 물이 重千斤이라오.

천하제일이라는 계림의 山水보다 동네 뒷산 같다는 설악산에 마음이 더 뺏겼소, 내 것처럼 커다랗게 다가왔다오. 贊美도 했다오. 북경의 곤명호에 손을 담가 보았지만 도랑물 같다는 청계천(고가도로 때 보았소)이 오히려 정감있게 다가왔고, 하늘은 더더욱 푸르게 보였소.

중국에 있을땐 산뜻한 오성홍기, 우렁찬 중국국가를 자랑스럽게 여겼댔소. 설레는 마음으로 고국땅에 발을 들여 놓기 바쁘게 음양사괘가 담긴 태극기를 보고 또 보면서 내 마음에 영원히 담고 싶었소.

장엄한 애국가를 듣던 첫날부터 오늘까지 애국가만 들리면 항상 울컥하는 마음에 목이 멘다오. 눈물이 앞을 가리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변치 않을 내 마음이오.

한강의 기적으로 일궈낸 만물들, 꽃 한송이, 일초일목 모두가 나에겐 너무나 소중하다오. 눈자리 나게 보고 또 보고 뒤돌아 보고, 만져 본다오.

10년 동안 많은 목사님들과 , 인권단체, 이같은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신 인사들, 아름다운 자원봉사자들은 우리중국동포들에게 다함없는 관심과 사랑을 주었소.

이루말할 수 없이 너무나 고맙소! 정부와 국민에 감사한 마음 적절히 표달할 바이 없구려. 자다 벌떡깨도 "나는 반도인이다. 남한, 북한은 내 고국이다."고 씩씩하게 말할 수 있소.

하지만 한국을 더없이 사랑하고 "대한민국 만만세!"를 웨치나 "나는 한국인이다. 나의 조국은 한국이다." 는 말이 나오질 않는구려.

한국에선 밭을 간 적도, 씨앗 뿌린 적도 , 기음 맨 적도 없이 열매만 따는 심정이라오. 사생활을 저당잡힌 24시간 입주로 열심히 일해 왔지만 늘 미안하기만 하다오. 한국에 해 놓은 일도 없고, 특기도 없어서 저렇게 말할 담량이 없소.

우리중국동포들은 한국에 와서 한글로 된 내 이름 석자는 간 곳 없고 이상한 병음만이 유효하다오. 체류일이 완료되면 언제든지 강제추방이 될 엄연한 외국인 대접을 받는데 어찌 굳이 갈비를 들이대며 "나는 한국인이다. 내 조국은 한국이다."고 떳떳이 말할 수 있겠소?!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를 수 없는 마음 찢어진다오. 이해해 주시구려.

저렇게 말하라고 닥달하기 전에 10년 이상 거주한 우리들에게 영주권이나, 이중국적을 허용하시려는 마음이 있는지 알고 싶구려.

혹자는 귀찮은 똥포(파리)라, 고귀한 조선족들은 거지가 지망신시킨다고 떽~ 하겠지만 숨기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인걸 어찌하겠슈?!

2. 북한

북한은 뜨거운 콜타르처럼 나에게 들러 붙어서 떨쳐 버릴 수도 지울 수도 없는 아픔, 분노와 안쓰러움의 존재라오. 남북한의 천문학적 군사비용이 아까워 죽겠소. 어떤 미친늠이 피골이 상접한 내 형제들의 먹거리를 빼앗아 핵폭탄을 만들어 들고서는 자기집 아랫목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고, 세상을 불 질러 놓을 수 있다고 날뛰는 것 같소.

어쩌지는 못하고 그저 내 속만 새카맣게 타들어 간다오.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암흑의 나라를 내 조국이라 가슴 내밀고 당당히 말할 自信은 없소. 그래도 나의 눈과 귀는 마냥 북한을 향해 열려 있다오.

오늘도 페문쇄국으로 지옥살이하는 내 동포들의 해방의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오. 내 조상이 세세대대로 살아온 한반도의 산천은 애틋한 정이 가오. 언제면 정주에 가서 일초일목을 어루만져 볼가나?!

3. 중국

오성붉은기 아래에서 나서 자랐고, 교육 받았고, 잔뼈가 굵어졌소. 중국인들과만은 거리낌없이 어울릴 수 있는 중국국적자라오. 중국의 위상은 나의 이미지와 정비례된다오. 그래도 웬지 콩속에 던져진 팥 같소. 머리에 털이 돋아서 나는 중국인이다고 말해 본 적이 없소.

위대한 공산당은 45년 광복, 49년 해방으로 지주, 자본가에게서 빼앗아 나누어 주고는 우리가 감지덕지 한지 얼마 안되어 모두 회수하여 가셨다오.

내가 머리 좋고, 잘나면 이렇게 투정 부리지 않겠소만 인간의 본성이 원래 그런지라 내가 굶는지 추운지 나랏님들은 나몰라라 한다오. 니들이 알아서 살라한다오. 그들만의 잔치에서 떨어진 콩고물만 주어 먹는 처지라, 열심히 일할 의무는 있으되 인권과 권리가 없는데 자랑스럽게 "중국은 내 조국이다"라는 말은 정말로 못하겠소,

요상한 인간이어서 오늘은 생각이 뒤집어져서 이렇게 중얼거리오. "나는 나그네이다. 내 조국은 지구촌이다. 어데가나 편한 마음으로 잘 적응하고 잘 먹고 잘 자고, 열심히 살리라."

*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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