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시와 인생(송미자 시 3수)
상태바
꽃과 시와 인생(송미자 시 3수)
  • 송미자
  • 승인 2009.09.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름-장미를 읊다
 장미의 고백


이 정열은 사랑이 아님을

격정의 빛깔보다 비장한

온 몸에 도사린
미움 같은 경계의 가지는
정글의 삶으로 치렬해도

그리움이 활활 타는
아픔으로 출렁이는
원망 같은 한의 이파리는
정의 함정으로 유정해라

이 정열은 사랑이 아님을



장미의 궁전



장미빛 길을 걸어가는
십팔세 소년의 눈빛
달빛아래 소(沼)처럼 그윽하고

장미빛 길을 걸어가는
십팔세 소녀의 눈빛
밤 장막을 가르는 혜성같이 빛난다

그윽한 눈빛과 빛나는 눈빛이
겹치는 그 자리에
황홀한 장미빛 궁전이 선다



장미는 지는가


축복을 날리며 찾아온 계절속
물같이 흐르는 자연의 사랑아
봄이 찍어준 빨간 키스
울타리마다에 그 정열 눈물겹더라

찬바람 비집고 발볌발볌
비바람 헤치고 사뿐사뿐
다가선 아픈 시간들에 미련이 력력해
쉬이 지워지지 않는가 봄은 갔건만

미풍마저 시든 찌무는 더위속
울타리밑엔 자주빛 사랑이 뚝-뚝
님 기다리는 불혹의 녀자
피터지도록 입술을 깨문 흔적이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