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하늘과 빛과 생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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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하늘과 빛과 생명(2)
  • 주성화
  • 승인 2009.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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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 떨어지는 해와 빛을 잃어가는 무리(시집)
햇빛

늙으신 스님은
햇살의 알알을 꿰매어
구술 같은 목걸이 만들다

피어나는 한 송이 꽃의
향기를 냉각하여
형체를 꾸며보면
임 같은 모습일 거다

got빛은 파도처럼 흔들리고
임의 눈빛은
시간에 탄성계수를 늘이다.

햇빛에 묵은 먼지 털어버리고
뿌리의 지팡이 찾다.



생명 단상


햇빛 아담 전 사람 감속기

정자고
자궁



층계




사라진 풍경


푸름을 움켜 따서
먼 별의 바탕을 해풍이 칠하면
보랏빛 그리움을 거두어 간 해녀가
어제 날 그늘 속으로
迷惑을 던지다.

해가 져
어둠이 깃들기 전은
한순간

무덤에서 터져오는 부르짖음이
하늘 기둥처럼 솟구쳐
시각이 어두워질 때
풍경은 흔들리어
해를 삼키다

어촌의 골목길 어느 모래밭에서
며칠 전 남긴 말들을 고르며
햇빛 같은 옷소매로
얼룩진 낯을 닦으며
집의 문을 향하다

어느 잊혀질 앞날에
나와 그림자를 분리한
수면을 떠받들어
기구처럼 날려
하늘의 지붕을 얹으며
발 쉼을 하다가
잃어버린 날개를 생각해 내다.




어떤 의미


어디라 할까?

나 가난한 꽃이 영그는
아픔의 삐꺽이는 진붉은 소리 아름답다.

대안에 스미는 메아리는 짧은 생명을
정화하여 길에 늘이며 바람이나
빛처럼 발사되어 흰 것으로
환원되었다가 무로 퇴색되어
대안으로 흩어지는 소리의 자국을
木乃伊 계곡에 쓸어가다

어디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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