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와 '소수'의 이야기 (김석 글)
그래서 하늘 높이 나는 까마귀는 한밤중에 전선줄 위에서, 무리 싸움을 지켜보며 누가 더 쎈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두 눈을 부릅뜨고 열심히 누가 ‘소수’고 누가 ‘다수’인가부터 따집니다.- 부제목이 ‘소수와 다수의 이야기’ 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관찰하고 분석하고 했더니 어이없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알고 보니 ‘연변놈’도 ‘안쪽캄도 모두 소위 ‘조선족’이었는데, 일명 ‘중국동포’라고도 합니다.
알고 보니,‘연변놈’도 ‘안쪽치도 모두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자란 소위 ‘소수민족’이란 무리로서, 뿌리가 따로 있었습니다. 이 무리는 솔직히 더없이 자랑스런 무리로서, ‘독립투사’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자부심도 대단합니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이나 공화국이 아직 일제의 통치하에 있을 때, 독립투사들은 정든 고향을 떠나 모두 중국으로 도망가 운동을 했습니다. 왜놈들, 친일파들이 우글거리는 곳에서 독립운동이란 전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에서 열심히 외교활동을 했었구요.
(유감스럽게도 이승만대통령은 권력다툼을 하느라, 자신의 ‘대통령’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하와이에서 반대 세력에 무자비하게 테러를 하여 교민들을 두 무리로 쪼각낸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국의 양반들이 소위 '중국동포', 즉 조선족에 대한 이해는 많이 다릅니다.
- 독립운동을 할 거면 한국에서 할 거지, 왜 중국으로 갔지? 잘 먹고 잘 살자고 중국으로 ‘이민’간 거잖아. 우리 대한민국이 언제 조선족 신세를 졌지? 나라를 떠난 사람들은 모두 배반자야.
그나저나 우리 조선족들이 중국에서 무리 싸움을 하는 거 보는 건 참 드문 일입니다.
김문학선생에게 감사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거짓말이 아니라, 옛날 모택동 시절에는 무서워 꼼짝도 못하더니, 개혁개방을 하며 나라 문이 활짝 열리는 것 같더니, 공산당의 관리가 느슨해졌는지, 찍소리 한번 못하던 조선족들이 무리 싸움을 시작했네요.
그것도 소위 글개나 쓴다는 인테리 양반들이 앞장에 서서 무리 싸움을 하는 거 보니, 까마귀는 할 말이 없습니다.
구경거리가 생겨서 좋기는 하지만..^^
하늘 높이 나는 까마귀가 전선줄 위에서 두 무리가 싸우는 거 보니, ‘한’ 많은 한민족의 역사가 활동사진처럼 눈 앞에서 펼쳐집니다.
고구려와 신라의 싸움, 신라와 백제의 싸움, 싸움 끝에 신라가 조선반도를 통일하는데, 무리 싸움 치고는 세상에 둘도 없는 대단한 싸움이었습니다. 싸움은 깨끗이 결판이 났고 덕분에 한민족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민족이 집안에서 당파 싸움으로 정신이 없을 때, 섬나라 왜인들이 틀을 타 한반도에 상륙합니다. 결국은 왜적들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36년이란 기나긴 세월을 식민지 통치하에서 굶주렸습니다.
외세 덕분에 광복하지만 또 다시 '6.25전쟁'이 터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싸움만은 옛날과 많이 달랐습니다. 한반도의 내전이었지만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결국은 지역 싸움이 이데오로기 싸움으로 번지더니 큰 형님들이 주먹을 들고 합세합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은 한반도는 지금 모양대로 두 동강이 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세계의 중심에는 어이없게도 한민족이 두 나라로 분리되었고, 반세기가 지나도 적대시 하는 두 무리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습니다.
누가 우리 한민족을 개성이 없다고 하던가요?
유감스럽게도 정이 많은 한민족이라지만 싸움 없이는 역시 못 사는 것 같습니다.
위에 놈들은 크게 싸우고, 아랫 놈들은 작게 사우고, 너도 싸우고 나도 싸우고 우리 모두 싸우자.
예를 들면,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 감정싸움입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가며 악명이 자자한 이 두 지역 싸움도 이제는 끝났는가 했는데, 요즘 정치판을 보면 전혀 그런 기색이 안 보입니다.
중국으로 ‘이민’ 갔던 조선족이 대량 고국으로 몰려들며 경상도/전라도 싸움이, 서서히 못 사는 조선족에게 시선이 돌려지며 누그러드는가 했더니 그건 까마귀의 착각이었습니다.
지역싸움은 여전히 존재했고, 점점 더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싸움 속에 조선족이란 무리가 하나 더 등장했을 뿐입니다. 마치 싸우지 않으면 한민족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중국에서 ‘연변놈’과 ‘안쪽치'가 싸우더니, 싸움이 확대되어 미국까지 갔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 피는 못 속입니다.
누가 조선족을 싸움 잘 하는 민족이 아니라고 했지요? 누가 조선족을 한민족이 아니라고 했지요?
미안하지만 싸움질을 배운 놈들이 싸움질을 안하고 주먹이 근질거려 어떻게 살지요? 그렇다고 싸움이 반드시 나쁘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부자지간도 싸우고 형제들도 싸우고, 부부도 침대 위에서 자주 싸웁니다.
- 뿌리는 못 속입니다.
‘연변놈’도 ‘안쪽치'도 모두 ‘소수민족’이고 한민족의 일원입니다. 대신 ‘연변놈’은 북한이고 ‘안쪽치'는 한국이야, 하는 놈들은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 천치, 찌질이들입니다.
여러분, 까마귀와 함께 한번 큰 소리로 외쳐볼까요?
한민족이 통일하여 하나가 되는 그 날을 그리며, 젖 먹는 힘을 다해 큰 소리로 외치십시오.
- 위대한 한민족 화합-통일 만세, 만만세.
(담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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