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는 위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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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는 위로 자란다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9.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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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명 시

 겨울, 나무들은 성장을 멈춥니다

땅 속에 내린 뿌리에

봄이면 으싸하고 기지개 켤 힘을 모으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겨울이면 나무들은 성장을 멈춥니다.

 

그러나 인간의 둥지는 겨울에도

우쑥우쑥 키가 큽니다.

콘크리트로 우줄우줄 키가 큽니다

인간의 둥지 짓기에는 계절이 따로 없습니다

겨울에도 잠자지 않는 인간의 욕망만큼이니

그렇게 쭉쭉 위로 뻗어 올라갑니다.

 

위로 뻗어

위로 뻗어

마침내 하늘에

둥지끼리 손을 뻗어

인간 욕망의 거대한 그물을

하늘에도 만들겠죠

그 그늘 아래

도시는 해빛 잃고

그 그늘 아래

도시의 생명들은

서서히 시들겠죠?

 

2008. 2. 20. 청도 문우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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