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를 식용으로 하는 나라는 우리만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식용으로 쓰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개구리 뒷다리를 일품 요리로 먹고 있다. 중국에서도 개구리를 잡아먹었다는 기록이 옛날부터 발견된다. 전쟁 중에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개구리나 뱀 같은 것들까지 잡아먹었다고 진작부터 전해오고 있다. 오늘날에도 식용 개구리를 길러서 요리하여 먹고 있다. 개구리가 기름기는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여 식품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는 개구리가 식용으로보다는 강장제, 보신 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개구리는 정력에 좋다고 하여 우수 경칩 철이면 계곡마다 개울마다 자가용과 주민들이 몰려든다. 이런 현상은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몸보신 강장강정제에 대한 지나친 욕구와 잘못된 인식에서 연유된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개구리의 역동적인 활동력과 끈질긴 생명력이 연계되어서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개구리는 외부 온도와 습기에 민감하고 그 적응력이 매우 좋다. 날씨가 추울 때에는 겨울잠을 자고, 너무 뜨거워지면 여름잠도 잔다. 지나치게 건조해지면 온 몸에 흙을 묻혀 수분 증발을 막기도 하고, 비가 올 징조도 남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대처한다. 섭씨 영하 28도에서도 천천히 온도를 올려 주면 되살아 날 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며, 뒷다리가 튼튼하여 멀리 뛰기도 아주 잘 한다. 미국산 황소개구리는 자기 몸길이의 25배나 되는 4~5미터를 뛴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 때문에 개구리는 정력제로 강장 식품으로 잘못 알려져서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부터 마구 희생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개구리의 성분을 보면 강정 효력은 전혀 없다고 한다. 개구리는 87.8%가 수분으로 되어 있고 단백질도 11.9%밖에 안 되어 다른 육류나 콩류 등보다 적은 편이다. 나머지 0.3% 속에는 무기질과 비타민류가 들어 있다. 칼슘은 흑염소의 37분의 1, 철분은 7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개구리의 효능도 해소 기침이 심한 경우나 몸이 붓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은 때라든지, 골결핵 급성간염 위장병 위암 등에 효력이 인정되어서 재료로 사용될 뿐이다. 따라서, 개구리는 하나의 식품으로는 이용되나 결코 강장제는 될 수 없는 것이다.
개구리는 어릴 적부터 우리에게 아무런 해를 주지 않는 이로운 생물로 배워 왔다. 논밭과 산야의 여러 가지 해충들을 잡아먹어 줄 뿐만 아니라, 한 마리가 수백 수천의 알을 낳아서 올챙이가 되고 어미 개구리가 되는 동안 대부분이 다른 생물들의 먹이로 제공되고 있다. 가히 개구리가 있으므로써 농사도 잘 되고 물고기와 들새와 뱀 같은 것들이 살 수가 있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먼저 물속 생물의 신비함과 호기심을 쉽게 느끼게 하여 주고, 알이 올챙이로 다시 개구리로 변태되는 과정들을 보면서 생물의 오묘함과 이치를 깨닫게 해 준다. 개구리의 헤엄치는 모습에서 수영을 모방하고, 그들이 뛰는 것을 보고 멀리뛰기를 터득하기도 하며, 무더운 여름날 정자나무 아래나 큰길 가 깔자리에 누워 바람을 쐴 때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는 하나의 장엄한 교향악과 같다. 그들이 우리에게 주고 베푸는 것이 이럴진대 몸에 좋다는 근거 없는 헛소문 하나로 어떻게 이처럼 잔인하고, 어찌 이토록 무자비하게 도륙할 수가 있단 말인가.
오늘날은 갈수록 우리들의 삶이 더욱 각박해지기만 한다. 그런 속세를 잠시라도 떠나자고 시골길을 걸을 때, 논마다 올챙이들이 자유롭게 헤엄치고 여기저기서 개구리들이 뛰어 다니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그 얼마나 위안되는 일인가. 벼 포기에 하얀 이슬을 인 거미줄이 널리고, 논뚝마다 메뚜기들이 튀며, 길을 가다가 가끔씩은 가로질러 가는 기다란 뱀을 만날 수도 있는 것, 그것이 자연스러운 광경이요, 그것이 곧 자연 그대로가 아니겠는가. 자연은 그냥 그대로 있을 때가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임을 생각하며, 가장 큰 파괴자가 바로 우리 인간들임을 다시 깊이 생각하여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일어난다. 참으로 반성하고 진실로 후회할 일의 하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