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행 (김태복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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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행 (김태복 시조)
  • 동북아신문 기자
  • 승인 2008.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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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행 1
-54년만에 고향품에 안기면서



관념의 서랍속에 죽지 접혀 한평생
고향 그 이름 부르다 천애에서 목이 쉬였다
섬이 된 고독의 54년은
눈물에 잠기고

눈에 밟힌 고향땅에 살포시 귀를 대면
빠른 걸음, 바쁜 일상 거품 빼는 가쁜 소리
남몰래 외워본 고국
두글자는 따갑다


고향행 2
-54년만에 할배의 산소 찾아 큰절을올리며

뿌리 떠난 풀씨 하나 타향 천리 시린 자국
력사의 눈물돼서 락동강에 실려선가
할배의 부름소리


고향행 3
-내가 태여난 고향집을 바라보며

추녀에 서리였던 어머님의 신음이
만주땅 혹한에 떨며 쓴 열매 맺힐적
오가던 꿈의 옷자락은
피눈물에 얼룩졌소
고향행 4
-54년만에 본 형님과 형수님은 아픈 기억자시였다


천륜의 정이 삭아 오금 굳힌 마음밭에
사랑을 빚느라 애쓰는 하얀 기억자
춤을 추는 해오라기떼


고향행 5
-아들 못낳은 죄로 홀로 된 누님을 방문하고서


절절이 스며드네 딸려보낸 딸그림자
무너진 발자국소리 가슴발을 어지럽혀
삼경을 누벼만가는
당신의 하-얀 기다림



고향행 6
-고향 오상의 강에 격전이 있었다


총소리 잦았던가 락동강 락동강
억겁세월 삿대질에 복장칠 이남이북
강물은 부끄러운 종기를
속살로 덮고있네



고향행 7
-6촌형님 한분을 구경삼아 보셨다니


돈 못벌고 고향가면 모를 사람 많다기에
돈 벌어 고향 가면 모를 친척 많다기에
미뤄진 고향방문길은
랭열도 심해라

야속한 이승은 입맛을 잃어 섧다
야윈 세월 메워지는 인정의 샘 하나
두고온 젖은 두귀에
징을 쳐 아프다



고향행 8
-고향을 떠나면서


고향은 그리움에 사무치던 고향은
가도 그만 와도 그만이라던 고향은
눈감고 봐야할 고향은-
마음속의 산울림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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