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창작이란 어디 쉬운 일입니까?
북경으로 돌아와 3년 동안, 까마귀는 초심을 꺽지않고 지금도 열심히 창작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데뷔를 못하고 있습니다.
창작이란 아무나 하는 겁니까?
화려한 그 결과와 달리 창작과정은 한민족의 역사 못지않게 ‘한’에 맺쳐 있었습니다.
‘한’ 많은 까마귀는 얼마나 주위의 방조와 지지가 필요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공산)당의 따스함도 친지의 따뜻한 칭찬도 친구들의 지지의 술 한잔도 없었습니다. 그저 반대만 안하고 빈정거리지만 않아도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이상주의자 까마귀는 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이 아닙니다.
까마귀는 지금도 어릴 때 옆집 연이인데서 받은 사탕 한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상주의자가 싫은 가 봅니다.
위대한 사람들 주위에는 원래 이런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빤히 잘 아는 일이지만 그래도 괘씸하거든요.
못난 여자 친구를 끼고 와서 우리 집 앞에서 데모하는 놈이 있는가면, 그 잘난 똥차를 끌고 와서 기를 채워주는 놈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미운 놈은 바로 결혼한다며 결혼 청첩장을 던지고 도망가는 눈치코치 없는 못난 후배 놈들입니다.
그래도 까마귀는 참고 또 참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까마귀도 참지 않겠습니다.
까마귀도 여자 친구를 겨드랑이에 끼고 데모하러 갈 겁니다. 까마귀도 똥차라도 하나 마련하여 타고 다닐 겁니다. 까마귀도 결혼식을 올려 친구들의 부조를 받아낼 겁니다.
남들보다 결혼을 네 댓 번 더 할겁니다.
이거야 말로 진정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때를 놓치면 모두 이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특히 이상주의자들은 자주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위대한 시인이, ‘왕솥뚜껑 삼겹살’집 앞에서 짤막한 시를 한 수 지었습니다.
- 돼지 고기 앞에서는, 몸에 지닌 빛도 자취를 감추나니.
요즘 사냥작전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그래도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하여, 그런 생각이 많이 머리를 차지했는데, 하루 하루 연재가 싸여가니 까마귀도 이젠 희망이 보입니다.
허리를 펴고 살 때가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어험, 이젠 글도 잘 되고 멀지 않아 책도 출판하고 돈도 많이 벌겠는데, 기쁜 일에는 곁에서 같이 기뻐해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 까마귀가 돈지갑을 자주 잃어먹으니 문을 나설 때마다 따뜻하게 주의를 주는 그런 아가씨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글을 쓰다 힘들 때, 말없이 커피 한잔 따라주는 그런 아가씨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까마귀가 어쩌다 술 처먹고 이튿날 배가 아파 고생할 때, 따뜻한 된장 찌게 하나 받쳐주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남들이 쓴 광고문을 뜯어보니 남자들의 생각이란 어슷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체면 때문인지 누구도 제일 큰 욕망 하나만은 입밖에 안 들어내네요.
속은 뻔해가지고 고상한 척 하면서, 다 같이 사타구니에 고추가 달린 남자이니 까마귀의 마음이자 지들의 생각이겠지요..^^
- 밤 마다 같이 자줄 여자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위대한 <까마귀 바이블>에서는 노총각의 욕망을 아래와 같이 철학적으로 해석해 주셨습니다.
- 노총각의 욕망은 여자의 필요와 결핍에 의한 괴로움에서 일어난다.
노처녀에 대한 해석은 없네요..^^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