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둥지(연재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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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 둥지(연재8)
  • 김석
  • 승인 200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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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얘기했지만, 까마귀님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은 ‘지주’와 ‘빈농’의 결합이었습니다. 까치와 까마귀가 살림살이를 꾸린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남녀의 인연이란 원래 간단히 맺어지는 일이 아닌줄로 압니다. ‘지주’와 ‘빈농’의 결합은 문학작품에나 등장할 만한 소재로서, 옛날에도 지금도 역시 쉽지 않은 인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좋은 소재를 까마귀가 가만 놔둘 수 없지요..^^

 

알다시피 두 사람의 가정 배경은 현저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놀부와 흉부의 차이라고 할까, 재벌과 서민의 차이라고 할까. 아예 대한민국과 중국조선족의 차이라고 합시다.  

 

고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사람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향한다고 했습니다. 일편단심 해바리기는 햇님 없이 어떻게 살까요!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으로 시집가는 조선족 아가씨들은 자주 봐도, 조선족 남자에게 시집오는 한국 아가씨는 보기 힘들지요. 까치는 자주 만나도 까마귀는 만나기 힘들지요.  

 

때문에 어쩌다 하늘 위에서 까옥~ 하는 소리가 나면 재수없다고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까마귀의 명언에 의하면,인간관계에서 인연보다 소중한 것이 없습니다. 대신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인연이 아닙니다.     

 

- 또 잘난 척 하네요..^^

 

까마귀님이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보니, 대한민국으로 시집간 조선족 아가씨들의 이혼율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조선족여자가 문제인지, 한국남자가 문제인지, 아니면 궁합이 문제인지, 하여튼 문제는 문제입니다.

 

대신 조선족 남자들에게 시집간 한국여자들은 -- 많지 않아도 -- 이혼 소리 없이 잘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여자가 잘 하는지, 조선족 남자가 잘 하는지, 궁합이 잘 들어맞는지, 까마귀는 판단이 서지 않네요.  

 

까마귀의 인생철학에 의하면, 현실이란 원래 차가운 법입니다. 대신 따뜻한 건 현실이 아닙니다. 외면하면 할수록 힘들어지는 것이 현실인가 봅니다.

 

까마귀네 집의 현실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몇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이혼 소리 한마디 없이 한집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겁니다. 덕분에 까마귀의 머리 속에는 후 엄마 후 애비 개념이 전혀 없습니다. 

 

자식으로서 이보다 고마운 일이 어디 있을까요..^^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어머님의 위대함이지만 , 때로는  비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외갓집 이상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어머니와 아버지가 연애를 할 때, 외할아버지가 그리도 반대해 나섰답니다. 공부를 많이 하신 외삼촌들도 모두 반대해 나섰다고 합니다.역시 빈농 출신인 아버지의 가정 배경이 문제였나 봅니다.

 

아니면 '빈농'에게 청산맞고 한이 넘쳤을까요..^^

지상에서 어느 양반이 소주 한잔 드시고 재수없는 까마귀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을 퍼붓습니다.

 

"이놈, 못 사는 것도 죄냐?"

 

이 양반 상대를 잘못 찾았네요. 그런 건 잘 사는 한국사람들에게나 물어봐야지요.

 

[조선족] 왈:  

 

못 사는 것이 죄입니까?

 

[한국인] 왈:

 

미안하지만 못 사는 거 틀림없이 죄입니다.

 

[까마귀] 왈: 

 

우리 천천히 두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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