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는 비디오 효과를 못 따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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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는 비디오 효과를 못 따르지요”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0.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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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코리안 이종환대표의 탐방기5]박승호 포항시장과의 인터뷰

 

▲ 박승호 포항시장
[서울=동북아신문]포항시에서는 매주 20명씩 시청 직원들을 일본으로 연수를 보낸다.

5박6일간의 일정이다. 작년부터 시작해 이미 1천명이 다녀왔다. 올해 안으로 나머지 1천명도 다 다녀올 계획이다.
“일본에 갔다가 시 공무원들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박승호시장이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시청사 7층에 있는 접견실에서였다.

“가령 손에 그림을 들고 설명을 해준다고 해봐요. 말로 아무리 잘 설명해도 그것을 듣고 똑같이 따라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하지만 그 그림을 보여주고 따라서 그리라고 하면 모두 비슷하게 그리지요”
박승호시장이 얘기하는 ‘비디오효과’다.

말로 하는 오디오에 비해 비디오의 효과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일을 시키고는 잘못했다고 나무라서는 안되지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잘하는 지역에 가서 보고 따라 해라고 하는 게 옳다는 것이다.
그럼 2천명이나 되는 시 공무원 일본 연수비용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일본에 아파트 3개를 세냈어요. 거기서 자는 거지요. 그리고는 포항서 출발할 때 1인당 29만원을 줍니다. 5박6일간의 연수비용이지요”
29만원으로 5박6일을 지낼 수 있을까?
“그중 19만원은 부산-후쿠오카 왕복 페리비용입니다. 원래 25만원인 것을 19만원으로 깎았지요. 그리고 10만원은 점심값입니다”

아침 저녁은 아파트에서 해먹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수 가는 사람들은 출발할 때 쌀과 반찬을 가방에 싸들고 간다는 얘기다.

컬럼부스의 달걀 같은 얘기다.
한 사람이 일본에 5박6일 다녀오자면 항공료를 포함해 150만원 가량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이 한 사람 분으로 5명이 다녀오도록 했다.
이처럼 하다보니 연수예산을 따로 늘려잡은 것도 없다고 한다. 시의회에서도 입을 벌릴 따름이라는 얘기다.
“보고 오니 달라져요. ‘시근머리’가 생기고, 태도가 바뀌지요”
박시장의 말이다. 시근머리는 일을 풀어가는 요령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포항의 영일항. 15선석 컨터이너항으로 계획돼 있다.

박시장의 시정 운영은 이 같은 공무원 연수 하나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박시장을 만나기로 한 것은 얼마전 훈춘으로 갔을 때 만난 포항시 주재원 때문이었다.
훈춘에는 포항시에서 파견된 주재원이 나와 있었다.
중국어에 능숙한 그는 박시장으로부터 두가지 임무를 받고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항한 영일만항의 물동량을 확보하라는 것과 중국에서 사람들이 포항을 많이 방문하도록 하라는 지시였다고 한다.
“영일만항이 지난해 9월 개항했어요. 모두 15선석으로 계획돼 있는데, 환동해경제권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항구이지요”
이 항만의 물동량을 확보하기 위해 훈춘으로 공무원을 파견했다는 얘기다.
“중국에서는 장춘-훈춘을 잇는 고속도로가 올해 완성됩니다. 중국 동북지역의 물동량이 훈춘에서 나진을 통해 동해로 나오지요”
박승호시장은 21년간 공무원생활을 했다.

그의 업무 스타일은 박태준 전 포스코총재와 비슷하다.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포항시에서 불빛축제를 할 때 장마로 잔디공급이 늦어지자, 논두렁 잔디를 떠오라고 해서 해결하기도 했다고 한다.
“저는 덩치는 큰데, 보기보다 아주 꼼꼼해요”
이렇게 말하는 그의 공무원론은 다음과 같다.

“지방공무원은 주민의 박수를 먹고 사는 집단입니다. 어떻게 하면 주민이 좋아할 것인가, 이 같은 생각으로 일을 하면 됩니다”

이종환 저 '중국 동북3성의 CEO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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