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아리랑을 체계화합니다”
2009-01-12 동북아신문 기자
◆세상에 노출된 조선족 아리랑
정선아리랑연구소 진용선 소장은 1990년대 초부터 중국, 러시아, 일본 등지를 돌아다니며 아리랑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직접 조선족이나 동포들이 부르는 아리랑을 녹음하고 분류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최근 '중국 조선족 아리랑 연구'가 빛을 보게 됐다. 지린성(吉林省), 랴오닝성(遼寧省), 헤이룽장성(黑龍江省) 등 중국 동북삼성과 내몽고 등지의 조선족 1·2·3세대로부터 채록하고 조사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한 475쪽의 방대한 분량이다.
▲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이 최근 발간한‘중국 조선족 아리랑 연구’를 들고 책 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선아리랑연구소 제공
조선족이 중국 땅에 이주하기 시작한 180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의 아리랑을 정착기, 침체기, 성장기, 발전기 등 시기별로 범주화했다. 또 아리랑의 갈래를 전통민요, 항일민요, 가요 등으로 나눠 새롭게 창작된 조선족 아리랑의 특징과 창법 등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연구서는 ▲조선족의 이주 역사 ▲아리랑의 시대구분 ▲전승 양상과 실태 ▲아리랑의 갈래 ▲아리랑 설화와 전설 ▲창법과 장단 ▲조선족 아리랑과 정체성 등 7장으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47종 600여 수의 조선족 아리랑과 가창자 정보는 물론, 관련 문헌자료도 다수 수록돼 있다.
◆3년차 사업의 성과
정선아리랑연구소는 중국 아리랑 연구에 이어 올해는 러시아 연해주와 사할린 지역의 아리랑을 체계화한 서적을 발간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일본 재일동포들의 아리랑이 담긴 연구서가 나온다. 아리랑 연구서 발간은 정선군이 사라져 가는 해외동포들의 아리랑 자료를 집대성하기 위한 3년차 사업을 추진하면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연구서 발간까지 고비도 많았다. 조선족들이 중국 전역으로 흩어지거나 한국으로 대거 들어오면서 조선족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또 해외에서 모든 자료수집을 해야 하는 점도 연구 진행의 난제였다.
진용선 소장은 아리랑 연구서 발간을 위해 중국 26회, 일본 7회, 러시아 5회 등 수십 차례에 걸쳐 현지를 방문했다.
진 소장은 "자료수집은 물론 조선족 등 아리랑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는 일부터 쉽지 않았지만 다행히 현지에도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번 연구서는 아리랑이 조선족의 정체성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일본의 아리랑이 발간되면 해외동포들의 아리랑이 집대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