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치아는 건강합니까?!
2008-09-24 이정숙
아주머니는 문에 들어선 저에게 자못 심각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건강에 신경쓰고, 몸 챙기세요. 요사이 젊은 사람들이 갑자기 세상뜨는 일이 많대요."
속생각으로는 아마 50세 좌우 되는 분이리라 짐작하면서
"네........... 근데 그 분 년세가 어떻게 되죠?"
"금년에 70이에요"
"네?"
청력이 좋은 내 귀를 의심할 수는 없었습니다.
(70대를 젊은 사람으로 치다니?!)
순간 "풉"하고 웃음이 나왔지만 분위기에 어긋나는 행위는 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60대 분들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고, 반년에 한번씩 치과검진을 간다고 예약하면서 부산을 떨면
"참, 호들갑은?! 오래 살아 뭐하나?!"
하고 혼잣말로 궁시렁 거리는 나였습니다. 슈퍼문을 나서면서 부터 진지하게 뒤집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물질문명과 생활수준, 의료보건기술이 높아지면서 내일 모레면 평균 수명이 90세가 넘을 현실이니, 70세가 젊은 사람 맞지요. 맞구 말구요*^-^*
9988=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 살면서 사회와 가족의 귀찮은 존재가 되지 않으려면 건강의 관문인 치아부터 지켜야 되겠다는 생각이 언뜻 들었습니다.
사실 18세때 힘든 농촌일에 생이를 앓게 되었는데 지통제를 하루에 몇알씩 먹어도 극심한 고통이 사라지지 않자 아무생각 없이 아까운 어금니를 무우 뽑듯 북북 두대를 시원히 뽑아 버린후, 뻥뻥 뚫린 구멍을 메우지도 않고 그대로 방치해둔 우둔한 여자로 살아왔습니다.
30년이 넘도록 치아에 이상이 없으니 치과 한번 방문한 적이 없었습니다. 몇개월 전부터 알릴락말락한 점이 생긴 치아를 무심히 여겼습니다. "자식은 오복에 못 들어도 이는 오복에 든다"는 속담이 있죠. 내 새끼보다는 못하지만 천하에 하나 밖에 없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내 치아=건강을 어찌 방치하겠습니까?!
치과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다짜고짜로 "여기에 작은 치석이 생겼는데 제거해 주세요" 의사선생님은 송곳 같은 것으로 긁어 보시더니 "충치입니다. 오늘 치료하시고 때울 수 있는데 한대에 8만원입니다."
원인은 센 칫솔로, 좌우 방향으로 빡빡 닦아서 잇몸이 들어나면서 생긴 거랍니다. 저더러 부드러운 칫솔로 아랫위 방향으로 양치질 하라고 권고 하셨습니다. 이 나이 먹도록 칫솔질 할 줄도 모르는 무식쟁이었습니다. 50~60에 후딱 죽어 버린다면 별문제가 안되는데, 평균수명까지 살면서 이가 아파날 때마다 죽을 수도 없고, 이 아픈 고생 마지막이라 하지 않습니까?! 좁쌀만한 걸 두대 때우는데 한화 16만원을 주고 치과문을 나섰습니다.
대단한걸 걸 깨우친듯 딸에게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당장 거울로 이를 자세히 보거라. 검은 색을 띠는 이가 있으면 치석이 아니고 충치이니(ㅎㅎㅎ) 당장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땜질' 하여라. 지금부터 정기적으로 치아를 검사하고 꼭 제일 좋은 치과에(피血로 인한 감염 가능성 때문에)가서 치료를 받거라. 치료비는 내가 전담하겠다."
중국에 돌아가서도 가족들에게 치아검진을 받으라고 간곡히 설득하였고, 여러명을 치과로 안내하였습니다.
매일 수 많은 동포들이 쏟아져 들어 오는데 오늘 간절히 호소하고 싶어집니다. 한국은 치과 진료비가 너무 비싸니(검진 오천원, 스케일링 6만원입니다. 중국은 검진 무료, 스케일링은50원임)출국하기전에 꼭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도 하고, 치료 받고 오십시오.
한국에 오게되면 일에 묻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될 일이 생깁니다. 한대에 이삼백만원씩 하는 임플란트가 아무리 좋다지만 씹는 맛도, 먹는 맛도 제 맛이 아니랍니다. 하긴 이가 80%의 음식맛을 낸다니깐요. 오늘의 잠간 치료로 나의 자연치를 몇 십년 충분히 이용하면서 아삭아삭 먹는 향수를 맘껏 누리면서 삽시다.
한국에 계시는 분들도 치아에 이상이 생기면 시간과 돈들 아끼지 말고, 제때제때 꼭 치료를 받으십시오. "기와 한 장 아끼다가 대들보를 썩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죠.
남녀노소의 건강상태도 이를 보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희고, 가쯘하고, 건강한 이를 가진 사람들은 뭐든지 와작와작 잘도 씹어 영양섭취를 제대로 하기에 대체적으로 모두 건강합니다. 20~30대 부터 치아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은 대개 좀 약골입디다. 자녀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우리부터 치아에 관한 상식을 배우고, 신경 씁시다.
비록 치과 치자도 모르지만 주어들은 소리로 한마디 할랍니다. 크라운 반영구적 치료방법은 문제 있는 자연치를 깎아 내고, 인공치로 왕관처럼 덧씌우는 것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몇 분이 중국에서 살릴 수 있는 이를 멋 모르고 들이 댔다가 마꾸 깎아서 쥐이빨로 만들걸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그러니 손쉽게 치아에 손대면서 (갈고, 깎고)예쁘게 해주겠다는 치과는 삼가해야 될 줄로 압니다.
치아배열과 이의 표면이 희지 않을 때 라미네이터 치료법이 이용됩니다. 이의 앞면을 ㅇ.5~1mm정도 갈아낸후 아주 얇은 판(ㅇ.5~0.8mm)을 그 자리에 붙여주는 것입니다. 예쁘긴 하지만 탤렌트 지망생이 거나, 간판인물이 아니면 예쁘게 하느라 자연치를 괴롭히지 말고, 교정을 원칙으로 해야지 갈거나 깎지 말아야 될 줄로 압니다. 한번 갈아낸 치아는 무덤에 갈 때까지 치과의 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걸로 압니다.
이 사이가 벌어진 곳엔 복합 수지를 이용하여 공간을 깜쪽같이 없애긴 하지만 영구적인 것이 아니기에 남 보기엔 좋지만 이러저런 불편함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거라 잖아요?! 우리의 건강은 이가 책임져 줍니다. 치아에 관한 상식을 대뇌에 많이 저장하고 실천한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이를 갖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거울 한 번 들여다 보세요.
치과 한 번 다녀 오세요.
건강한 이로 활짝 웃읍시다.
"환하게 웃어서 너도나도 밝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