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서 온 편지

2004-03-08     운영자
누나야, 한국에가서 잘 있다고 해도 고생하겠구나 하고 생각을 하는 집사람들이겠는데 수술까지 받았다고 하니 객지에서 빚에 시달리고 일에 지치며 그리움에 목 메이고 단속에 뻥해지는 인간의 최대 고통을 다 겪고 있는 동포들의 신세 헤아릴 수 있어요. 가슴 아프구만요…. 서울 조선족교회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하는 그 첫날부터 저는 KBS, SBS, MBS 등 인터넷홈의 동영상을 보며 조선족들이 인제는 억지를 부리는구나 하고 동정은 가도 도리는 어긋나는 짓을 하구나하고 짐작을 했어요. 고생이 막심하고 빚 졌으니 막나가도 정상이라고 판단하였지요. 누나야, 좀 심각하게 생각해봐요. 한국만 내 나라가 아니고 북한도 역시 내 나라 내 조국이지요. 그죠? 연변에 80%이상의 조선족의 원적은 북한이고 또 6.25전쟁, 즉 항미원조에 참가한 연변청년의 98%는 조선족인 것이죠. 우리 연변뿐만 아니라 전체 중국 동포들이 조국에 돌아가고 싶다면 응당 북한이 전 책임을 져야하지 한국은 왜? 한국도 조국은 맞다 말머리를 돌려 와서 말하면 우리는 왜 북조선 평양에 가서 단식농성을 벌리며 조국에서 살고 싶다고 생억지를 부리지 않는가 그말이야! 중국의 조선족사회는 진짜 무너지고 있어요 조선족을 무어라 부르는지 알고 있지요. 옛날, 일제가 북간도에 쳐들어 왔을 때는 중국 사람들이 조선 사람을 (엘꾸이즈) 즉 일본놈의 앞잡이라 불렀고 러시아 사람들은 조선족을 정치 불온정 거민 이라고 하며 세 차례에 걸쳐 사할린스까야, 버거라니치네, 브라다워스또크, 하바롭쓰끼에 있는 조선족을 짐을실는 열차에 돼지몰듯 실어 무작정 따스겐트로 무인지 황페한 초원에다 던졌어요. 그래서 우리는 조선족을 꿩처럼 날아다니는 민족이라고 자칭하고 있어요.

화려한 깃털을 자랑하며 아무 곳에나 날아 갈수 있는 그리고는 아무 곳에나 날아가도 잘 살수 있는 민족이라고 자랑하지요. 인제는 꿩처럼 날기 시작했으니 날다보면 대자연이 좋고 대자연이 넓고 좋으니 더 높이 날고 날다보면 둥지가 멀어지고 다시 찾아 가자하니 차갑고 먹이가 적은 그게 진절이 나고 그러다 보면 한해, 한해가 저물어가고 막말로 말해서 일년을 농사한 결과 겨우3000원의단돈 그건 좀 괜찮은편 작년 같으면 농사가 억망이 돼서 가을도 하지 않아 쭉정이를 고이 떼인 벼이삭들이 추운 겨울바람에 애처로이 흐느끼는 그 가슴 아픈 전경이 곧 바로 연변의 실정이죠. 그래서 예고도 없이 한 모퉁이 한 모퉁이씩 무너지고 있어요. 한해에 5000명의 속도로 인구가 마이너스로 증장하고 있어요. 용정시 백금향에는 일년에 1명의 출생을 기록한∼ 아이나을 연령의 여자가 없어요. 촌의 총각들은 마을에 찾아오는 여자만보면 온종일 손에 일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말라들고 있어요. “조선족사회를 구하자!” “연변을 구하자!” 이 얼마나 시적인 감응을 자아내는 음 높은 말인가. 허나 구하지 못해요. 5000억이면 될까? 않돼요, 돈으로도 될 수 없고 힘으로도 사랑으로도 감정으로도 될 수 없어요. 기억하세요, 김순애선생. 조선족사회가 몰락의 역사가 시작 됐어요. 역사적인 필연사물이니 막을
수가 없어요 그냥 정치로 정열로 되는 일이 아니니깐 철저하게 확실하게 깔끔하게 조선족을 구하겠다는 생각은 버리시고 불우하거나 난관에 봉착하거나 꼭 나서야 하는 일에는 의리를 지켜 내가 잘못되는 한이 있어도 나서지만 한국사회를 반대하거나 정치에 귀속되는 일에는 절때 나서지 마세요 그게 동생의 부탁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을 섬기는 교회는 꼭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것이며. 사업자들도 자기가 알게 모르게 하나님께서 도와 줄 것이니 믿음을 갖이시고 계속 정성을 다해 봉사하세요. 늘 기뻐하고 늘 기도드리고 늘 관용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십시오. 큰 은혜 깃들 것입니다. 몸 건강히~~ 매사에 주의하구요. 안녕!!!

/김순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