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 한족 어울려 흥겨운 대보름 잔치

안산조선족교회 주최…연변가요 나오자 열광의 도가니로

2004-02-20     운영자
2월 7일 저녁, 민족의 명절 정월 대보름을 맞아 안산조선족교회는 안산 올림픽기념관에서 안산시, 안산문화원,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 서울조선족교회의 후원으로 2004년 중국동포 및 한족 초청 위로잔치를 열었다.
잠시 고달픔을 잊고 달려온 1000여명의 동포와 한족들은 무료 저녁 대접과 선물을 한아름 받아 안고 서로 어울려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이 날 위로잔치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5시 30분부터 교역자들이 체불임금, 산재피해 상담을 비롯해 딱한 처지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상담, 국제결혼 신고 상담 등 여러 가지 상담을 하며 동포들의 고충과 애로를 귀담아 듣고 해결책을 가르쳐 주었다.
안산시 공무원들도 동포들을 위로했다.
노동부 고용안정센터 센터장도 동포들에게 합법적인 지위 및 일자리 변경, 비자분류, 체류문제 등에 관해 상세히 설명하고 동포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변해 주었다.
이어 서울조선족교회 서경석 목사가 등장, 불법체류 동포와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차근차근 설명하였다.
서 목사는 “정부는 불법체류 동포나 외국인들에 대해 단호한 제재와 더불어 불법체류의 길을 철저히 차단하기로 결정하였으므로 5년 이상 되는 동포나 외국인들은 정부에서 규정한 시한 내에 출국하였다가 오는 8월 고용허가제로 재입국하여 합법화 신분으로 돈도 벌고 기술도 배워야 한다”면서 “멀지 않은 장래에 합법화의 길이 활짝 열려 동포들이 고국으로 자유로이 왕래하게 될 것이다. 서울조선족교회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동포들이 한국에 와 기술도 배우고 돈도 벌어 고향에 돌아가 잘 살아갈 수 있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조선족교회는 동포들의 피난처이며 안식처이므로 극히 어려운 사람들이 찾아오면 여러 모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하였다.
뒤이어 노래자랑이 시작되자 장내는 일순간 박수소리와 웃음소리로 끓어 넘쳤다.
초청가수 배일호씨가 ‘꽃보다 아름다운 너’, ‘장모님’, ‘99.9’ 등 동포들에게 익숙한 노래를 흥겹게 부르자 흥이 난 동포들은 다투어 무대에 뛰어 올라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고 남녀가 짝을 지어 사뿐사뿐 사교춤을 추었다. 동포가수들도 짝 질세라 무대에 올라가 고향의 노래를 부르자 흥분의 도가니 속에 빠져들었다.
특히 연변가요 ‘오래오래 앉으세요’란 노래가 시작되자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9시 40분에 마치기로 했던 노래자랑은 동포들이 너도 나도 노래하겠다고 다투어 무대에 뛰어 올라가는 바람에 10시 40분이 넘어서야 겨우 아쉬운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선물도 푸짐해 노래자랑 1등에 세탁기, 2등에 공기청정기, 그 아래로 압력밥솥 등 노래자랑에 참가한 동포들은 저마다 철원 특미를 비롯한 상품을 받아 안고 기쁨을 금치 못했다.
요녕성 심양시에서 온 중국 동포 김미숙(58)씨는 “작년에도 이렇게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작년 대보름 잔치에는 안산시 시장까지 찾아와 동포들에게 인사하고 동포들이 보름에 즐겨 먹는 락화생(땅콩)까지 밥상에 올려주었습니다. 안산은 참 동포들과 한족들이 살기 좋은 곳”이라며 즐거워하였다.

/ 박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