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급증
상반기 시험에만 7만명대 응시, 올해 20만명 육박할 듯
한류 확산·방문취업제 도입·외국인 유학생 증가가 요인
외국인의 한국어 능력을 측정하는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증가는 중국·동남아지역의 한류 열풍이 이어지고 한국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한국 유학이나 기업체 취업을 목적으로 한 한국어 학습 열기가 뜨거워진데 따른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20일 국내외 18개국 62개 지역에서 치러진 13회 한국어능력시험에 모두 7만 3954명이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부터 상·하반기로 나눠 2차례 실시되고 있는 한국어능력시험은 하반기 시험 응시자 수가 훨씬 많아 올해 총 응시자 수가 2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응시자 가장 많아 = 한국어능력시험은 1997년 4개국 14개 지역에서 2274명을 대상으로 처음 시행된 이래 예상대로라면 12년 만에 응시자 수가 100배 가까이 증가하게 된다.
지난 주말 치러진 제13회 시험 응시자를 국가별로 보면 6만 1379명이 응시한 중국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1621명), 일본(1411명), 우즈베키스탄(1007명)의 순이었다. 국내에서는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여성 등을 중심으로 6242명이 응시했다.
교육계에서는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증가하는 이유를 한류 확산 등 문화적 요인과 함께 방문취업제 도입, 국내 외국인 유학생 증가에서 찾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방문취업제가 도입되면서 취업에 필요한 실무 한국어능력시험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방문취업제는 한국에 연고가 없는 중국 조선족과 구소련지역의 고려인들에게 보다 쉽게 한국을 방문하고 취업교육과 취업알선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방문취업제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한국어능력시험 중 실무 한국어 능력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20일 치러진 13회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 6만 1379명 중 4만 2023명이 실무 한국어능력시험에 응시했다.
◆유학용 일반 시험도 확산 = 이와 함께 국내 외국인 유학생 증가도 한국어능력시험 열풍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국내 유학을 준비하는 외국인 학생 특히 아시아권 학생들 대부분이 한국어 능력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2001년 1만 1646명이었던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2007년 4만 9270명으로 약 4.5배 가량 증가했다.
이를 국가별로 보면 2007년 현재 중국출신이 3만 3650명(68.3%)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일본(3854명, 7.8%), 미국(1388명, 2.8%), 베트남(2242명, 4.6%), 대만(1047명, 2.1%), 몽골(1309명, 2.7%) 등의 순이었다.
한국 유학 열풍이 불고 있는 몽골의 경우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1999년 200명에서 2005년 486명, 2006년 584명, 2007년 925명으로 증가했다.
국내 대학에 진학한 몽골출신 유학생은 2001년 201명에서 2005년 510명, 2006년 809명, 2007년 130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일 치러진 제13회 시험에 응시한 몽골인 582명 모두가 유학에 필요한 일반 한국어능력시험을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몽골에서는 토플보다 한국어능력시험의 응시자가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한국어능력시험이 필요한 한국 유학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주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내일신문/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