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중국동포 정책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1> : 이제는 ‘기술교육비자’를 발급해야 한다
- 한국서 기술배워 중국서 잘 살도록 -
2004-02-03 운영자
그런데 동포의 입장에서 보면 돈을 버는 것 보다 기술을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한국에 와서 몇 년간 일하며 돈을 벌어 성공을 하더라도 2천만 - 3천만원을 가지고 중국으로 돌아가서 아파트 한 채를 사고 나면 나머지 돈으로 특별히 할 것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중국에서 취직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 월급을 100여만원씩 받다가 그 10분의 1에 불과한 봉급을 받으며 취직하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빈둥빈둥 놀게 되고 결국은 다시 한국에 재입국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된다.
이번에 4년 이상된 동포들이 대부분 중국으로 가려하지 않고 한국에 계속 있으려고 하는 이유도 중국에 돌아가면 할 일 없이 빈둥빈둥 놀게 되어 이미 귀국한 사람들이 대부분 귀국을 후회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포들이 한국에 왔다가 귀국하려면 일찍부터 귀국을 준비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귀국 후에 높은 수입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동포들이 한국에 와서 기술을 배워 가면 어렵지 않게 월 2천 - 3천위안의 봉급을 받을 수 있다. 하다 못해 한국음식 주방장이 되더라도 월 2천위안의 봉급은 보장된다.
따라서 동포들의 입국 목적을 2년간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하고 기술을 배우는 동안에는 관련 업소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한국요리학원을 다니는 동안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다.
요즈음 한국의 기술학원은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곤란을 겪고 있는데 동포들이 한국에 와서 기술을 배우면 이는 매우 좋은 일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비자기한은 2년으로 하되 1년 정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또 일정하게 이들을 관리하는 관리기구를 두어 관리기구에서 정부 대신 이들을 감독하게 하고 이 기구가 감독을 소홀히 할 때에는 관리감독 허가를 취소하면 된다.
이러한 기술교육비자는 동포들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고 한국기업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한 예로 <배나무골 오리집>의 사례를 들고자 한다. 이 음식점은 오리 요리에 관한 한 북경의 <베이징 덕>보다 더 낫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중국에 진출할 꿈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중국에서 일할 요리사를 확보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조선족동포를 기술교육비자로 입국하게 해 <배나무골 오리집>에서 2년간 연수하게 하면 이 동안 이들은 오리 요리법을 완전히 익히게 된다. 그리고 돈도 어느 정도 벌어 <배나무골 오리집>과 손을 잡고 중국에서 체인점을 낼 수 있다. 본사는 홍보와 기술, 재정지원을 책임지고 조선족동포는 장소를 빌려 식당을 경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한국의 소비산업, 서비스산업의 중국 진출이 크게 활대된다.
이런 식으로 한국 기업이 조선족 파트너와 손을 잡고 중국에 진출 할 수 있는 업종은 한두가지가 아니며 자동차수리, 한국요리, 컴퓨터관련 업종, 제과제빵 등 수십 가지에 달한다. 또 수 만명의 화교가 자장면 한 업종만 가지고 한국 사회에서 살아갔던 것처럼 2백만 조선족 동포들은 한국요리 하나만 가지고 중국에서 부유하게 잘 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술교육비자야 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방안이다. 지금 정부는 3년 이하인 동포는 2년간 더 있게 하고, 3년에서 4년 사이인 동포는 최고 5년까지 있게 하고, 4년 이상된 사람들은 6개월 후에 재입국해 3년간 고용허가제로 일하게 한다는 것이 방침이다.
그러나 정해진 기간이 끝난 후 동포들이 과연 귀국할지는 사실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귀국일자가 1년이 남은 사람에게 비자를 기술교육비자로 바꿀 경우 1년을 더 있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유도해 이들이 기술을 배워서 돌아가게 해야 한다.
이 방법만이 이들을 확실히 돌아가게 할 수 있다. 또 이러한 기술교육비자는 꼭 조선족동포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의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얼마든지 적용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이 귀국할 때 한국 기업과 손을 잡고 귀국하게 되면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정부는 하루빨리 ‘기술교육비자’에 대한 연구에 착수해 이러한 새 비자가 꼭 발급될 수 있도록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 서경석목사